가장 사랑스러운 파동, 태동

너의 모든 움직임이 사랑스러워!

by Amy

얼마나 바래왔던가...! 태동! 병원에 가지 않아도, 초음파를 보지 않아도 아이의 존재를 직접 느낄 수 있길 학수고대해 왔다.


새 생명이 내 몸 안에 있다는 건 그 사실 자체로 감격스럽고 언제 곱씹어도 감동이지만, 동시에 섬세하지만 연약한 도자기를 품에 껴안고 일상을 사는 것처럼 뭔가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임신 초기에는 말할 것도 없고 태동이 있기 전까지는 뭐 하나 맘에 걸리는 작은 것만 있어도 아기가 괜찮을까 하고 쉽게 불안해지고 걱정에 휩싸이곤 했다.


그런데 19주쯤이던가.. 어느샌가 ’둥-‘ 하고 살포시 뭔가 배 안에서 나를 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긴가민가 했다. 내 소화기관에서 나는 느낌인 건지 뭔지..? 가끔은 뭔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긴가민가하던 중 정기검진일이 되어 초음파를 봤다. 초음파에서 샬로미가 발을 버둥거리는 순간 내 배에서도 또 ‘둥-’하는 진동이 느껴졌다. 태동 맞구나..! 드디어 확신했다. 지금까지 샬로미가 본인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던 게 맞았다. 호르몬의 농간인지 너무 감동적이어서 또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 느낌! 내 안에 정말로 생명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구나. 누군가 나를 발로 차는 게 이렇게 감격스럽고 사랑스러울 일인가.


날이 갈수록 샬로미의 태동은 활발해진다. 초반에는 나만 느끼고 남편은 느끼지 못해 아쉬워했었다. 임신 초기부터 자기 전 우리의 중요한 루틴이 있는데, 그건 바로 태담을 하고, 오일과 튼살크림을 발라주고, 샬로미를 위해 아빠의 기도를 하는 것. 초반에 기쁨과 비례하게 불안감도 커서 내가 부탁했는데, 25주가 된 지금까지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해주고 있다. 그런데 그 신성한 의식에 새로운 인트로가 추가되었다. 태담 후 샬로미의 태동을 느낄 때까지 진행되는 아빠의 쇼. 샬로미의 귀여운 발차기를 한번 느끼고 나더니 매일 다른 노래를 불러주고, 배방구를 불고, 아빠의 목소리에 익숙해지라고 계속해서 말을 건다. 특히 낮은 목소리가 잘 들린다며 베이스 음역대의 성악가 같은 목소리를 내며 아주 열심이다.


처음에는 생쇼였으나 날이 갈수록 정말로 아빠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건지 뭔지 태담 시간 샬로미의 발차기가 활발해졌다. 반가워서인지, 귀찮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ㅎㅎ 한바탕 쇼를 끝내고 오일과 튼살크림을 배에 바를 때면 금방이라도 세상에 나올 듯이 배의 일부분이 불툭 튀어나와 있기도 일쑤. 만져지는 이건 발일까 손일까 살살 어루만져 보기도 하고, 톡톡 살짝 리듬을 타며 건드려주기도 한다. "잡았다!"라고 외치기도 하고, 악수와 하이파이브를 우리 맘대로 하기도 한다.


임신 초기에는 엄마가 자면 아가도 자는 줄로만 알았다. 정확한 지식인지는 모르겠으나 훗날 어디서 읽은 바로는 태아는 아직 각성과 수면 상태가 확실하게 구별되지 않아 하루에 20분씩 끊어 1시간 남짓을 잔다고 한다. 나머지는 약 18시간 정도가 가수면 상태라고 한다. 엄마가 낮에 일상생활을 할 때, 특히 걷거나 일정한 간격으로 적당한 흔들림이 있을 때 수면을 취하며, 엄마가 밤에 휴식을 취할 때 많이 돌아다니며 논다고 한다. 요즘은 낮에도 아주 활발한 태동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정말 밤에 갓 누웠을 때와 휴식을 취할 때 제일 활발하긴 한 거 같다.


특히 요즘은 방광이 눌렸는지, 그리고 임신 후 물을 매우 많이 먹게 되다 보니 자다가 적어도 1번은 깨서 화장실에 가곤 한다. 화장실에 가려고 몸을 일으키다 보면 배의 느낌이 뭔가 이상한데, 만져보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의 일부가 울룩불룩 튀어나와 있다. 화장실에 다녀와 물 한잔을 하고 다시 누워보면 드럼을 치나 싶을 정도로 자주 차서 잠에 다시 들기 어렵기도 하다.


아무렴 어떠랴, 내 뱃속에서 건강하고 활발하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언제 생각해도 신기하고 감개무량할 뿐이다. 임신 과정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일까. 물론 그러한 일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하고, 아무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내 마음에 큰 생채기를 남기긴 했다. 하지만 또 역시 결핍이 있어봐야 소중함을 아는 건지 다행히 임신 기간에 이모저모 있는 고충에 대해서는 마음에 큰 불평이 생기지 않는다. 가장 힘들었던 입덧 기간도, 배가 불어 옷태가 나지 않아도, 이래저래 불편함과 신경 쓸 게 많아져도 주된 감정이 감사라는 것이 감사하다.


아이가 둘 이상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첫째를 임신했을 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계셨다. 둘째를 임신했을 적엔 첫째를 케어하면서 힘든 몸을 이끌고 일상을 살아내야 하니 충분히 만끽하지 못했으나, 첫째 때는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말 그대로 풍성하고 아름다운 임신 기간을 보내고 있다. 배에서 꼬물꼬물 때로는 격동하며 살아 움직이는 나의 샬로마, 너의 모든 작은 움직임이 사랑스러워. 널 만날 날이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목 빠지게 고대하고 있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고 소중함을,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나에게 조금이나마 더 깨닫게 해 줘서 고마워. 만날 날까지 앞으로도 맘껏 헤엄치고 움직이고 좋은 꿈을 꾸렴! 우리는 니가 곧 나올 세상이 안전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너에게 알려주고자 최선을 다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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