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25_ 너를 얼른 만나고 싶어
어제는 8주 5일 차로 병원에 정기검진을 가는 날이었다. 2주 정도 입덧으로 매우 힘들었는데 초음파를 보니 그 이유가 한 번에 이해가 갔다. 폭풍성장한 샬로미! 이제는 팔과 다리도 생기고 초음파 보는 동안 조금 움직이기도 한다. 처음 보는 다리가 애기 꼬추인 줄 착각해서 의사 선생님과 함께 웃기도 했다. 초음파 볼 때 내가 웃으면 아기집에서는 지진이 난다ㅎㅎ.
처음 심장을 확인할 때는 몸의 1/3이 심장이어서 너무 놀랬는데. 몸에 비해 큼지막한 심장이 펄떡펄떡 힘차게도 뛰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는데. 이제는 몸이 많이 커져서 인간의 형체와 꽤나 비슷해졌다.
초음파를 볼 때마다 말로 다 표현 못할 감정에 휩싸인다.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 의사 선생님께서는 우리 몸에서 성장이 가장 빠른 것이 아기라고 했다. 어떻게 진짜로 생판 남이었던 우리가 부부가 되고 그 부부의 사랑으로 새로운 생명이 생기는 걸까. 어렸을 적부터 배워왔던 과학적 원리와 출산 관련 책에서 읽은 지식들을 아무리 머릿속에서 껴맞춰봐도 이 놀라움은 결코 무뎌지지가 않는다.
초음파를 보고, 상담을 하고, 주수에 맞춘 검사를 하느라 피를 뽑고, 학교에 제출할 서류들을 받고, 요즘은 이때쯤 하지 않으면 조리원에 자리가 없다는 주변에 조언에 힘입어 조리원 예약까지 했다.
조리원 예약을 하면 주는 노란색 아기 양말. 아직 성별이 나오지 않아 노랑이려나. 입덧사탕이나 튼살크림, 아기 초점 책 등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받아봤지만.. 아직 초기이고, 그래서 아직 주변에 많이 알리지 않기도 해서 아기 옷가지스러운 건 처음 받아봤다. 캐릭터 같은 것도 없는 특별할 거 없는 노란색 무지 양말일 뿐인데 그 앙증맞은 사이즈가 심금을 울린다. 형식치레로 준 양말일 텐데 그 양말이 너무 귀엽고 소중해서 하루 종일 들었다 놨다 했다.
옷가지가 생기니 괜히 그 존재가 한 발자국 우리에게 더 다가온 느낌이다. 현실감이 좀 더 든다고나 할까. 입덧의 고생도 그렇지만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기 냄새를 얼른 맡고 싶어서 하루빨리 내년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늘에서 빨리 감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배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 당장은 시간이 최고속도로 달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