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기록_ 사실 편

미래의 나에겐 추억이, 현재의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길 바라며 남기는 기록

by Amy

♡5주 차: 울렁거림 시작 + 두통의 시작

임신을 갓 확인함. 휴직하며 요리에 재미를 들렸었는데 한창 빠져있던 비빔만두를 해 먹으려고 냉동실에서 냉동만두를 꺼내는 순간 흠칫. '만두에서 왜 쓰레기 냄새가 나지?' 그렇게 입덧은 스멀스멀 시작되고 있었다. 입덧보다 먼저 나를 괴롭힌 건 두통... 두통이 너무 심했다. 하고 있던 1:1 필라테스를 중지하고, 대신 남편과 30분 산책을 시작했다.



♡6주 차: 구역질 본격적으로 시작 + 두통 심각....

한동안 부엌과 친해졌었는데.. 냉장고 문을 여는 게 지옥 같았다. 냉장고 냄새.... 누군가는 빈속일 때 속이 더 안 좋다고 하던데, 나의 경우에는 빈속이 차라리 나았다. 뭔가를 먹으면 구역질 시작... 특히 저녁에 심해지는 구역질. 잘 맞는 음식을 찾아가는 시행착오 활발히 진행 중.. 과일이 없었으면 정말 난 큰일 났을 거야. 요리하고는 다시 담을 쌓았다. 음식 냄새를 오래 맡는 거 자체가 힘들어서 남편이 요리해 준다는 말도 반갑지 않았다. 다 사 먹기 시작..ㅠㅠ



♡7주 차: 결국 입덧약 복용 시작, 귀차니즘의 시작

입덧약 또한 사람에게 맞는 용량이 있는 것 같다. 평균적으로 자기 전에 2알을 먹고 최대 하루 4알까지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 나의 경우에는 2알을 먹으면 구역질은 거의 없어지지만 속이 꽈-악 눌리는 느낌이 들면서 식욕이 아예 사라졌다. 1알을 먹으면 구역질은 여전히 하지만....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는 훨씬 줄고, 식욕이 있었다. 사실 자기 전 1알을 먹고, 다음날 점심쯤 1알을 먹으면 퍼펙트하긴 했다. 약효가 6시간 정도 든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보다. 안전한 약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 먹으면 더 좋긴 하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최대한 하루 1알로 버티려고 노력했다. 입덧약을 먹으니 삶의 질이 좀 나아지긴 했고, 두통도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잠은 더 왔지만 뭐 요즘 일도 안 나가겠다, 자면 두통도 구역질도 없으니까 나쁘지 않았다. 입덧약을 먹으면 몸이 까라지고 잠이 더 온다는 말은 진실로 판명!



♡8주 차~12주 차 : 두통 거의 사라짐, 엄청난 귀차니즘

신기하게도 두통이 사라졌다! + 귀차니즘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뒹구르르 라이프..! 주식은 과일, 견과류, 식빵! 8~9주 차쯤에는 김밥에 꽂혀서 하루에 김밥 한 줄은 꼭 먹었다. 배도 부르고 나름 영양분도 있고 간편하고. 그러다가 또 10주 차부터는 꼴 보기도 싫고 역겨운 느낌이 들더라. 주식 외에 꽤나 자주 속에 잘 받았던 것들은 죽, 유부초밥, 햄버거, 샌드위치, 돈까스, 로제파스타, 마라탕... ㅠㅠ 로제파스타와 마라탕은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는데 얘네를 먹으면 그래도 잘 들어가니까... 건강한 걸 먹으면 좋겠는데 왜 이런 것만 땡기는지...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도 입덧 기간에는 일단 먹을 수 있는 거, 그때그때 땡기는 걸 먹는 게 먼저라고 하셔서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포기하고 그냥 끌리는 것 먹었다.



♡13주 차~15주 차: 입덧은 여전히... 활동량은 늘었다!

12주 지나면 기적처럼 없어지길 바랬지만..ㅎㅎㅎㅎㅎㅎㅎ 그런 일은 없었다. 대신 그래도 그전보다는 기운이 났다. 13주 차부터는 임신 전 끊어뒀던 1:1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두 번 나갔다. 하루 30분~1시간 안팎의 산책은 임신 초기부터 꾸준히 계속했다. 입덧이 제일 심할 때도 오히려 좀 걸어야 소화도 좀 되고 머리도 덜 아픈 느낌이었다. 물론 산책하면서도 구역질 엄청 했지만.... + 다른 활동들도 다시 조금씩 재개했고 + 안정적이게 외식할 수 있는 메뉴들이 생겨서(파스타, 샐러드 등) 한동안 잡지 않았던 약속들도 잡았다!



♡16주 차: 찬찬히 좋아지는 중....

16주쯤 되면 많이들 좋아진다 하던데 신기하게 정말 그랬다. 태반이 안정적이게 완성돼서 그렇다고 하던데..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했다!



♡17주 차~: 소고기 사랑!! 딸기 사랑!!!

소고기가 너무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2주 동안 아웃백을 3번 갔다.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 처음으로 스테이크도 구워 먹었다. + 2주 안에 밀푀유 나베 3번 + 엄마께 부탁한 소고기장조림! + 외식은 스테이크 덮밥!! + 소고기 패티가 들어가 있는 버거도 너무너무 맛있다 ㅠㅠ 소고기가 왜 이렇게 땡기나 했는데, 마미톡을 보니 철분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고 한다. 나보다 더 똑똑한 우리의 신비한 인체....


입덧이 정말 많이 좋아져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대폭 늘어났다! 결제해 둔 1:1 필라테스가 끝나 다니는 산부인과 문화센터의 순산요가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치, 빨간 국물의 한식 등은 땡기지 않는다. 뭐 어떠랴 먹을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아졌는데~~~~~



♡19주 차~: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배도 하루하루 빠른 속도로 불러오고, 이제는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임산부냐고 묻는다. 기다려왔던 태동도 느낀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특히 쉬려고 딱 누웠을 때 뭔가가 와서 살짝 치고 간다. 몸을 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점점 갈수록 활발해지고 분명해진다. 20주 차에 병원에 가 초음파를 보는데 초음파에서 발을 차는 순간 내 배에 둥둥 느낌이 왔다. 잘못 느낀 게 아니구나..! ㅎㅎ 정확한 싱크에 이상한 희열과 감동이 솟는다. 초음파 없이도 너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이 날을 기다려 왔어!!! 입체초음파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너의 얼굴은 우리 둘 중 누굴 더 닮은 걸까..? 상관없이 아주 귀엽구나 ㅎㅎ






20주 차인 지금. 이제 반 왔다! 멀게만 느껴지던 2026년이 코 앞에 와있다! 하루하루 갈수록 기대가 커지고, 본 적 없는 아기를 벌써 너무나 사랑한다. 본 적도, 만져본 적도, 대화해 본 적도 없는 존재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임신과정 중 고충의 양대산맥이라는 임신 초기의 입덧과 임신 말기. 입덧은 어찌 저찌 잘 지나갔으니 임신 황금기라는 이 시기를 잘 누리고, 건강하게 말기를 맞이하자! 앞으로의 임신 과정 중 아무 문제 없이 순탄하게 잘 흘러가길, 무엇보다 순산!!!!!!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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