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용기로 이어질까

by 디온

이렇게 가슴이 떨린 적이 있었을까.

그의 작은 미소하나에 온 몸은 헬륨을 품은 풍선이 된다.

그를 만나기 위한 진한 화장이나 화려한 옷은 필요 없다.

청결한 몸과 단순한 옷이면 된다.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그의 모습과 행동,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경이롭다.

끝없는 그의 탈바꿈에 그를 향한 권태란 없다.

- 6개월 된 손자바라기

초등 2학년이 된 손자가 밤새 열이 나서 딸이 출근을 안했다고 한다. 나는 오늘 스크린모임이 있는 날. 딸에게 스크린 끝나는 4시쯤 갈까 물었더니, "아니" 이렇게 답이 왔다. 나를 배려하는 것인지, 내가 있으면 육아에 혼선이 와서 불편해 그런 것인지. 어쨌든 오지마라 하니, 마음 놓고 스크린모임에 갔다.

요즘 스크린도 재미있어졌다.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1년 정도 함께하고 보니 모두 비슷한 나이에, 같은 취미를 가져서인지 점점 마음도 편해지고 있다. 집중을 요하니 게임이니 잡생각이 없어져 더욱 좋다.

스크린게임을 4명이 36홀 돌게 되면, 6시간 정도 걸린다. 나는 앉지 않고 계속 서 있는 편이라 지친 몸으로 집에 와 무작정 쉬고 있었다. 몸도 좀 어슬했다.

핸드폰을 보니, 손자가 할머니 보고싶어 한다는 딸의 카톡이 와 있었다. 스크린 치기에 집중하느라 못 본 것 같다. 일찍 봤으면 끝나고 바로 갔을 텐데. 잠깐 누워 있다가 어디서 힘이 솟아났는지 다시 자동차로 달려갔다. 자주 보는 것도 아닌, 손자는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짠했었다. 내가 좀 더 가까이 살았다면, 하는. 그런 손자가 보고 싶다는 데, 그냥 누워있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달려가니 손자는 딸보다 반갑게 맞는다. 강아지가 이렇겠지? ㅎ

손자랑 레고를 조립하면서 물었다.

“할머니가 왜 보고 싶었어?”

"예뻐서."

"ㅎ."

며칠 전, 딸이 성형외과에 예약을 했다고 했다. 딸은 다크서클을, 나는 쌍꺼풀이 작아진 눈과, 눈 아래 주름과 불룩해진 살을 상담받자고 한다. 나름 아직은 봐줄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의술의 힘으로 더 이상해질까봐 겁이 난 나는 고민하다가 상담만 받는다는 생각으로 오케이했다. 딸의 성의를 봐서, 아니 나도 살짝 그런 관심은 항상 있었다.

나보고 친구가 눈밑 주름과 불룩한 살 때문에 조금은 나이들어 보인다고. 그런 말을 들어도 뭐 이 정도에 그것마저 없으면, 나이에 대한 진정한 배신 아닐까하는 오만한 생각을 가졌지만, 내심 신경은 쓰였었다.

그런데, 손자의 예뻐서 라는 말은, 이번 상담이 상담으로만 끝날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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