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수업이 아니라 건강검진..!?
필라테스의 센터를 정해서 다니기 전에 체험수업을 받는 것은 꼭 필요하다. 센터마다, 선생님마다 수업 방식이나 스타일이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다. 나와 맞는 친구를 찾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아무나 와 친구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전에 다니던 센터는 매주 수업을 신청하는 방식이고 여러 선생님이 계셨는데, 나와 맞는 선생님 수업을 계속 들었었다. 여러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봤었는데, 어떤 수업은 ‘숙련자가 듣기 좋을 것 같다’, 어떤 수업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어떤 수업은 ‘너무 마냥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필라테스 일리’로 다시 돌아와서, 이곳의 체험수업은 1:1 개인 수업이었다. 그룹수업을 들을 생각인데 체험수업이 개인수업이라니. 잠시 고민하다가 특별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곳으로 옮기려고 했기에 ‘개인 체험수업? 오히려 좋지 뭐!’하고 생각을 바꾸고 갔다. 수업 전에 선생님께서 문자로 특별히 불편한 데는 없는지, 몸의 컨디션이나 상태 등을 확인해 주셨다. 체험수업이니 그냥 할 법도 한데 꼼꼼하게 확인해 주셔서 좋았다.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날이 좋으면 바깥 풍경이 예쁘게 내려다 보이는 위치. 일리는 처음이라 긴장하고 갔는데, 선생님의 섬세하고 능숙한 이끔에 따라 조금씩 이완되어 갔다. 이전 센터에서의 체험 수업은 물론 그룹 체험 수업이었지만 기존의 수업 커리큘럼에 내가 들어간 느낌이었는데, 일리에서는 건강검진을 받는 마냥 내 몸의 상태와 앞으로 어떤 부분에 유의해서 운동을 해야 하는지 확인해 주셨다. 그냥 기존의 커리큘럼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수업과 조정을 해주려는 마음과 전문성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세심한 체크를 받으며 난 홀린 듯이 ‘1:1 수업을 들을까.. 1:1 수업 들으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체험수업 후에 아직 필라테스를 하는 것이 완전히 능숙하지 않으니 1:1, 2:1을 하다가 그룹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다. 그룹에는 오래 하신 분들이 많아서 내가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세세한 자세 교정 등의 어려움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하나하나 맞는 말이었고, 그날의 체험수업이 너무 좋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결제를 할 뻔했지만.. 나의 월급을 떠올리며 도리도리 고갯짓으로 욕심을 쫓아냈다. 일리의 4:1 그룹 수업비도 한낱 월급쟁이인 내게는 조금 무거워서 한참 고민 끝에 결심했기에. 1:1 개인 수업을 하고 싶은데, 레슨비가 부담되어서 어려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자 맞다고 수업비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 하셨다. 현실의 무게를 덜고자 하는데도, 현실의 비용이 필요하니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가끔 '내가 더 여유가 있었다면'이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그 생각은 그리 오래 하지 않는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내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내 철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고 후회 없이 기꺼이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선택한다.
그렇게 그룹 수업을 하다가 듀엣 수업을 하고 있는 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맞는 선생님을 만나고 여유가 있다면 1:1 수업을 추천한다. 하지만 나처럼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2:1, 4:1 그룹 수업도 고려해 볼 만하다. 나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과 투자인지 스스로 반문해 보면 알 것 같다. 그런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테니까. 나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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