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K과장

새로운 에이스 출현

by 코와붕가

상반기 인사발령


예정대로 해당역에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 발령 난 직원 중에는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사람과 이제라도 얼굴을 안 봐서 다행인 사람으로 나뉜다. 내 기준으로는 첫째는 인성 둘째는 업무를 대하는 태도다. 물론 나도 위 기준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발령 나기 전 우리 사무실에는 다른 곳으로 입사한 신입직원 하나, 육아휴직 3개월을 사용한 J대리 하나, 다른 호선으로 발령 난 신입직원 하나, 일근에서 교대근무로 빠진 사무장이 있다. 4명이 빠진 구멍은 크다. 우리 조만 올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부역장이 있어서 3명이다.


새로 온 직원은 총 세 명이다. 두 명은 교대근무자이고, 한 명은 일근으로 왔다. 지금은 역에 통상일근을 하는 인원이 거의 사라졌다. 왜냐하면 부족한 교대인원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상일근자가 온다고?

알고 보니 6월에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K과장은 에이스였다


예전에는 발령명단이 발표되면 벌써부터 해당 직원들에 대한 수소문을 시작한다.

"이 직원 알아?"

"아.. 이 사람 최악인데."


지금은 통합이 되면서 정보력? 이 부족한 탓인지, 귀찮아서인지 수소문을 하는 일이 적어졌다.


통상일근을 하는 직원이 오면서 각 조마다 나눠서 했던 서무업무가 수월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곧 출산을 앞둔 직원이 등장했으니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각 조에서는 원래 해왔던 대로 하자며 서로 간에 의사를 타진했다.


K과장은 비록 배가 불러온 임산부였지만, 첫 근무부터 업무파악을 시작했다. 각 조의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며 수첩에 적어가는 모습을 봤다. K과장은 자리에 앉으면 다른 직원과 다르게 일절 스마트폰을 보지 않았다.

오로지 키보드를 두들리는 소리만 들렸다.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스몰 토크는 사치처럼 보였다.


며칠 전 본사에 아는 부장에게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다른 용건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다 K과장 얘기가 나왔다.


"코와붕가 차장, 거기에 에이스가 갔네."

"네? 누구요?"

"K과장 말하는 거야. 여기 있을 때 에이스였어. 덕분에 우리 부서 실적도 좋았어."

"아.. 역시.. 저도 처음부터 알아봤네요. 본사에 있었구나."

"그래, 언제 한 번 들를게. 같이 밥 먹자고."


K과장은 알아주는 에이스였다. 직접 물어보니 현장 교대인원이 부족해서 미리 지원해서 내려왔다고 했다.

어딘가 모르게 현장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과 달랐다. 우리 반 막내 직원이 잘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할 때만 안경을 썼다. 궁금해서 조심스레 물어봤다.


"K과장님, 평소에는 안경을 안 쓰시다가 업무 때만 쓰시네요. 시력이 나쁘신가요?"

"(살짝 웃으며)네. 이 안경은 블루 라이트 차단 안경이에요. 오래 집중해서 쳐다보면 눈이 부셔서요."


한 마디로 업무적으로 쓰는 것이었다. 이런 직원이 여기 있었다. 놀라웠다.


'K과장님, 건강하게 출산하시고 다음에도 같이 근무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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