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구석 한편에 다양한 다이어리가 불규칙적으로 꽂혀있다.
크기도 색상도 다르다.
몇 권인지 세어본다.
총 11권이다.
11년 동안 내 삶을 나열한 written by 코와붕가 일기장이다.
무엇이 일기를 쓰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독서 중에 무엇을 발견하고 실천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기장은 핸드북 사이즈로 '몰스킨 다이어리'가 가장 많다.
작년부터는 가성비 좋은 '미도리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종이질감과 간단한 구성이 마음에 든다.
내가 일기를 쓰는 요령은 상단에 날짜(숫자)를 적는다.
숫자 옆에는 목표한 숫자를 적는다.
주로 스마트폰에서 유튜브 보지 않기, 헬스 빠지지 않기, 주식 시세 보지 않기 등이다.
나름 정신과 육체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이다.
그럼에도 중간에 타협하며 다시 1로 돌아갈 때가 많다.
난 속 마음을 타인에게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겉으로는 밝은 척하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가면이 벗겨지면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한창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내게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가진 고민의 크기보다 작기도 크기도 했다.
나까지 그들에게 고민을 말하는 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내 약점을 보여주기 싫었다.
일기장을 찾던 중 '몰스킨 다이어리'를 만났다.
나름 펜시계에서 유명한 브랜드였다.
제일 작은 크기로 구입했다. 그렇게 시작을 했다.
나와 간단한 문장으로 솔직한 마음으로 가감 없이 써 내려가며 만난다.
쓰다 보면 내 감정에 깊숙이 다가간다.
덜 중요한 것들에게 덜 신경 쓰게 됐다.
가끔은 숙제라 여결질 때가 있다. 그때는 잠시 일기를 쉰다.
길어야 3일 정도다.
이 공간만큼은 내 낭만이 숨 쉬고 있는 여백으로 남기고 싶다.
지난날 나를 기록했던 일기장을 펼쳐보려다 바로 접었다.
부끄럼이 밀려왔다. 아니면 쑥스러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