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령을 기다린다 1

by 코와붕가

3년


이제 발령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다. 7. 14일 자로 새로운 곳으로 나는 간다. 14일은 월요일이고 내 근무는 '휴무'다. 15일부터 근무하게 될 것이다. 지하철이라는 곳에서 역에서만 20년 이상을 근무했다.


본사로 올라갈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누구 때문인지 막히고 말았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노동조합이었다. 주변 동료들은 노동조합에 가지 말라며 말렸다. 가지 말라고 하니 가고 싶어졌다. 잠시나마 새로운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나에 대해 알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엇에 집중하고 사는지도 말이다.


근무기간 3년이 아니라도 발령이 날 수 있다. 본사에 올라간다거나, 다른 역에 구멍이 생겨 메꾸러 간 더 거나, 상급자와 또는 직원 간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먼 곳으로 이사를 간 경우 근무기간을 채우지 않고도 발령이 날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장점은 무엇보다 서울권역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다른 세상 이야기다.

전에는 지방 지하철 경력직으로 종종 가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지방 같은 경우 정규직도 적어서 운영방법이 서울과 다르다.


난 딱 한 번 3년을 채우지 않고 발령이 난 적이 있다. 노조 간부를 하게 되면서 다른 역으로 발령을 요청했다.

이유는 당시 근무하고 있던 역은 매우 바쁜 역이었다. 노조활동을 한답시고 수시로 빠질 때가 많았다. 자연히 조원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한가한 역으로 갔다.


지금도 가끔 술자리에서 친한 동기는 노조간부 힘으로 바쁜 곳을 빠져나갔다며 농담반 진담반 섞인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맞다. 조합간부 힘으로 발령 났다. 부인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승진이 늦었다는 것이다. 이 녀석보다 빨리 했다면 얼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은 이 녀석과 같이 차장을 달았다.


겨울 근무복을 하나씩 챙겨서 집으로 가져온다.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한다. 쓸만한 것은 다른 직원에게 나눠준다. 이렇게 짐을 줄여야 한다. 남산만 한 침구류, 근무복과 근무화를 담은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 가야 한다.

그렇게 난 하나씩 비우고 있다.


오늘도 코와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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