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떤

사랑 보다 포옹

by 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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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침

출근을 하다가 차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다정함이 비었다


만원버스에서 내 뺨을 스치는

바람은 뾰족하다

차가운 콘크리트처럼


"힘껏 껴안는 사랑은

기쁘지 않아"


버스 종점에서 터덜터덜 내려서

건너편 정류장으로 건너간다

횡단보도가 비어있다


책상 위에 몇 달째 방치된 선인장이 넘어졌다

다시 뾰족한 바람이 분다

뾰족한 바람이

상처에 스민다


떨리는 손으로 선인장을 집어들었다

다정함을 비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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