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하면 말대꾸를 한다고 뺨을 맞았어
그 사람은 내가 미운가봐
뺨을 때리고 나가버린 그 사람의 등이
불쌍하면
난 아픈걸까
편의점 냉장고 속 얼음컵을
뺨에 대면
수족관이 생각 나
맑고 고요한 소리가 없는 세상
그 어둠 속에서 들리는 숨소리
책상에 앉아서 네가 써준 포스트잇을 읽어
글자가 흘러내려
잘 보이지 않아
매연에 찌든 비둘기처럼 기분이 어두워
보도블럭에 걸터 앉아있는 사람을 보면
등을 발로 차고 싶어
때리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 맞지 않았던 때야
A는 거짓이고
B는 거짓말이야
말은 힘이 없어
B는 횡설수설이고
A는 다시 거짓이야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는 부러져
추운 날씨가 나무를 차갑게 얼리면
아름다운 눈꽃이 돼
당신의 빈틈없는 무감각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이 될까
아니면
또 다른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