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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Apr 05. 2020

나는 불행의 눈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선생님은

나를 보고

넌 불행의 씨앗이야라고 속삭였다


불행을 집어삼키자

매일

불행이라는 기쁨도 있다고 착각했다


결과를 위한 과정과

권력과

멍든 참외와 불성실한 감각

슬픔을 견디는 응시


이제 불행이 기쁨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우리 집 에어컨 실외기에서 우는

비둘기 때문에 조금 불행하다


차갑고 네모난 기계가 뜨거운 바람을 내뿜으면

그들도 울지 않는다


내가 따라간 흔적은

아무도 걷지 않은

마음


숨을 내뱉으면 불

멈추면 행

삼키면 다시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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