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분은 꺼졌다 켜졌다 한다
꺼진 기분에 잠기면
가슴이 흰색처럼 광활해진다
귀를 맴도는 파도소리가
스쳐지나간다
머리를 박박 밀면
푸르스름한 머리 빛깔처럼
파도 속 언덕의 굴곡들이 여울진다
비가 오면
구름의 그림자가 마음을 두드린다
어떤 시작은
짜증나고
발걸음 마다
하염없는 여백이다
광활한 어딘가에
너의 등을 스치는 바람이 거세다
아무도 찾지 않는 빈 바다가
눈물의 온기를 닮았다
곤란한 감정이 들면
눈꺼풀처럼 무거운 커튼을 닫고 싶다
바람이 불면
눈물이
파도처럼 들었다 나갔다 한다
파도가 본업이라면
눈물은 더듬거리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