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아 Mar 22. 2021

식사

물컵에 고춧가루가 떠있다

컵에 담긴 물에

영롱하게 빛나는 빨간빛이

저릿하다


식탁을 

치우던 손길을 멈추고

멍하니

공기에 잠긴다


나는 네가 씹는 모습으로 살았다

너는 씹어서 살아있었고

네가 뱉은 뼈모양도 귀여웠다


공기와 상관없이

너를 향한 예쁜마음이

밥그릇에 담겨있던 흰 쌀밥처럼

웃자랐다


웃자란 마음들이

나를 바라보고

나는 멍하니 물컵을 바라본다


다시

설거지 할 시간이다

쏴아


매거진의 이전글 메마른 순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