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면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
너는
아파트 놀이터의 모래들은
왜 그렇게 찬란할까
나는 무심한 모래들을 향해
말 없이 아프다고 말한다
온전히 행복해야 하는 시기는 없다
세 살의 불행이
서른 살의 불행보다 작지 않다
딸기를 씻다말고 딸기에 붙은
꼭지를 바라보는 일처럼
단순하게
식어가는 너를 바라본다
'이제 다 식었나'
너의 작은 말이
크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지나간다
우리 집 순이가 밥그릇을 엎는다
나는 알알이 떨어진
사료를 정성스럽게 줍는다
순이는
꼬리를 흔들며
휙 하고 날아가 버린다
바닥에 흩어진 사료들이
햇볕에 물들어서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