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다 리스트'를 읽고
작년에 구매했던 책을 이제야 꺼내서 읽었다.
자주 읽는 자기 개발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읽고 싶은 마음에 골랐었는데 정작 자기 개발을 하느라 못 읽고 미루어 두었던 책이다.
책의 주된 내용은 마츠다라는 분이 오사카의 여러 맛집의 음식들을 소개해주는 내용이다.
딱딱하게 가게의 분위기와 음식의 맛을 소개해주는 정보성 글보다 친구들에게 맛집을 소개해주는 듯한 분위기로 친근하고 편한 느낌을 준다.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인터넷에서 홍보를 많이 하는 여행지 필수 코스 같은 맛집이 아닌 현지 사람들이 즐겨가는 그런 맛집들의 분위기라는 점에서 음식의 화려함 보다는 맛과 일본을 느낄 수 있는 가게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사카 난바는 종종 갔어도 난바의 뒷골목이라고 불리는 우라난바라던가, 석쇠 없이 숯 위에 올려 익히는 방식의 갯장어 유비키 등 편안한 분위기부터 비싼 코스요리 가게까지 폭넓은 맛집을 소개해주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각각의 음식마다 어울리는 술도 소개가 되고 있으니 일본의 다양한 술도 알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소개한 맛집들의 위치, 카드 사용 여부, 홈페이지, 영업시간 등 가게에 대한 정보도 정리되어 있기에 여행책자 대신 사용하기도 좋을 것 같다.
맛집 소개 외에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도 좋은 내용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여행자를 만날 때면 꼭 하는 당부가 있다. "쫄지 마라." 미리 세워두었던 계획이 틀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앞서 말했듯 현지는 어떤 '라이브'한 일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라고 말하며 '미지의 공포는 비록 무섭지만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는 이야기였다.
여행이 아무래도 타지로 떠나는 것이기에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경험들을 추억하게 된다. 일상이 지치고 바쁘게 되면 여행을 추억하며 버티기도 한다. 무섭다고 떠나지 않는다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사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습관적으로 자기 개발과 연관시키며 읽었다.
미래를 아무리 계획하여도 어떠한 일이 생겨 계획대로 되지 않기도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 자기 방어적으로 계획을 세우게 되고 실패할지도 모르는 것은 시도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실패를 피한다.
여행은 계획대로 진행되어도 재밌지만 가끔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엄청 고생한 경험이 그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피하기보단 도전하고 실패하게 된다면 실패를 추억으로 만들어 즐긴다면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미루다가 놓친 아까운 기회들이 마구 떠올랐다.
앞으로는 해보고 싶다면 미루지 말고 조금이라도 찾고 부딪혀보면서 경험을 쌓고자 한다.
이 책을 들고 오사카 여행을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