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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물고기 May 22. 2024

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일상 에세이 

어젯밤엔 달이 참 크고 밝았다. 

밤하늘에서 달의 윤곽선을 따라 

가위로 오릴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고 또렷했다. 

초여름밤의 선선하고 쾌적한 기운을 느끼며

스크류바를 사서 입에 물고

달을 구경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침엔 커피를 마시며 소설 한쪽을 읽고

저녁엔 술 한잔 하는 일 


퇴근길엔 빵집에 들러 먹고 싶은 빵을 

고르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의 저녁을 준비하고

운동을 마치고 와서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는 일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주고

하루 일과에 대해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를 듣느라

소란한 귓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하루 두 번

마주치는 한강풍경


약간의 변주를 곁들인

규칙적인 하루들

주말 아침의 늦잠


30대의 너는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누리고 있어

10대의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어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그러니까, 희망을 걸어도 좋다고 

미래를 기대해도 좋다고 

 


*김연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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