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필라테스 개인 레슨을 하는 날이었다.
그룹 레슨은 몇 명이서 같이 하기 때문에 조금 힘든 동작도 있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고 따라 할 수 있는 동작도 있어서 강약강약이 가능했다. 물론 강사에 따라 가끔 강강강인 날도 있지만 말이다.
개인 레슨의 특성상 개인의 운동 능력 및 신체 조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이 말은 즉슨, 내가 잘 따라 하면 그보다 더 쉬운 길이
펼쳐질 일은 없다는 뜻이다.
한참 진행 중에 필라테스 강사가 나에게 말했다.
"포커페이스가 잘되시는 것 같아요. 좀 견디는 타입이시죠?"
힘든 일이 있어도 크게 내색하거나 주변에 우는 소리를
잘 안 하는 타입인 걸
필라테스 개인 레슨을 하는 동안 간파당한 것이다.
"얼굴만 보면 하나도 안 힘든 것 같아요."
"아니에요. 저 힘들어요"
헉헉거리거나 표정의 변화가 크지 않아서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서도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가
은연중 티가 난다는 게 신기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포커페이스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힘들 땐 힘들다고 티를 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