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르는 카페가 있다.
커피와 마들렌, 쿠키, 샌드위치 등을 파는
자그마한 카페이다.
여느 날처럼 아침에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
유리 진열장 안에 든 시트러스 마들렌이 눈에 들어왔다.
시트러스 마들렌은 2,000원
그리고 그 옆에 손글씨로 '상처입은 시트러스 마들렌'이라고 쓰여 있는 가격표가 보였다.
상처입은 시트러스 마들렌 1,200원
약간 모양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작은 구멍이 팬
마들렌들이었는데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네이밍이었다.
겉모습이 살짝 다를 뿐인데
800원의 가치를 잃어버린 마들렌들이 조금 안쓰러웠다.
그래도 상처입은 마들렌끼리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있어서
결코 외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마들렌은 상처를 입으면 값어치가 떨어진다.
하지만 상처입은 사람은 그 상처로 인해
더 깊어지고 성숙해진다.
더 비싼 값을 받기 위해 일부러 상처 입는 사람들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값어치가 더 올라간다.
그러니 만약 마들렌에게도 마음이 있다면
웅크린 가슴을 펴고 당당해지기를
가격표에 주눅 들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