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문이 돌아간다
빙빙빙
식도를 향해 질주하는
삼켜버린 우유
외국영화 대사에
덮히는 실시간 더빙
어제의 유리가 돌아
오늘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내일의 유리가 돌아
오늘의 꽁무니를 뒤쫓는다
끼니 때가 되어도
밥을 삼켜야 할 이유를
찾지못하는데
심장은 눈치없이
두근 반 세근 반
두방망이질하는 그 시간
끊어진 진주목걸이의 알이
또르르 굴러간다
분홍 알갱이들이
모래시계의 잘록한 허리로
스르르 빠져나가고
수천년 멈췄던 화산의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듯
오늘이 콸콸 튀어오른다
끊어진 진주알을
주섬주섬 그러모으고
목구멍으로 밥알을 넘긴다
문이 돌아간다
빙빙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