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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물고기 Dec 26. 2023

회전문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문이 돌아간다

빙빙빙     


식도를 향해 질주하는

삼켜버린 우유

외국영화 대사에

덮히는 실시간 더빙    

 

어제의 유리가 돌아 

오늘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내일의 유리가 돌아

오늘의 꽁무니를 뒤쫓는다     


끼니 때가 되어도 

밥을 삼켜야 할 이유를

찾지못하는데     


심장은 눈치없이

두근 반 세근 반

두방망이질하는 그 시간     


끊어진 진주목걸이의 알이

또르르 굴러간다     


분홍 알갱이들이 

모래시계의 잘록한 허리로 

스르르 빠져나가고     


수천년 멈췄던 화산의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듯

오늘이 콸콸 튀어오른다     


끊어진 진주알을 

주섬주섬 그러모으고

목구멍으로 밥알을 넘긴다     


문이 돌아간다

빙빙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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