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통이 가벼워지면
조급해진다
로션 샴푸 치약
이제 마지막이야
눌러보면 또 나온다
다 쓴 것 같다가도
남아있고
못 버리고
너를 사랑하는 마음도
너를 증오하는 마음도
그런 걸까
분리수거 함에
너를 넣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죽인 자와
죽은 자는
한 몸에 살고 있다
반은 웃고
반은 울고 있는
피에로 얼굴처럼
피에로의 미소는
붉게 시작해서
파랗게 번진다
너를 두고
분리수거함 앞에서
서성이는
저녁에
무의미와 무질서와 무쓸모에서 그럴 듯한 것을 찾아 헤매는 지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