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가습기에 매일 물을 채워 놓는다
수증기로 흩어지는 물을 보고 있노라면
메마른 마음이 잠시 촉촉해지는 기분이 든다
매일 물을 채우고
그 물은 흩어진다.
흩어질 걸 알면서
채우는 마음
흩어지기 위해
모이는 마음
찰랑거리던 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원래 없었던 듯이
시간을 머금고 흩어지는 것들을
잡으려고 증기 위해 손을 뻗어본다
수면이 낮아지는 동안
나의 수면은 어디쯤일까
생각에 잠긴다
무의미와 무질서와 무쓸모에서 그럴 듯한 것을 찾아 헤매는 지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