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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물고기 Jan 08. 2024

가습기 관찰기

일상 에세이

가습기에 매일 물을 채워 놓는다

수증기로 흩어지는 물을 보고 있노라면

메마른 마음이 잠시 촉촉해지는 기분이 든다


매일 물을 채우고

그 물은 흩어진다.


흩어질 걸 알면서

채우는 마음

흩어지기 위해

모이는 마음


찰랑거리던 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원래 없었던 듯이


시간을 머금고 흩어지는 것들을

잡으려고 증기 위해 손을 뻗어본다

수면이 낮아지는 동안

나의 수면은 어디쯤일까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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