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가르친다는 것
"이 안에 편지가 있어요!"
신발을 던지듯 벗으며 민트색 원피스를 입고 핑크 책가방에 작은 크로스백을 멘 혜인이가 등원했어요. 이마에 송골송골 구슬땀을 달고 온 8살 혜인이는 여전히 작고 통통한 고사리손으로 얼굴만 한 선물을 내밉니다. 얼른 손을 내밀었지만 빨리 보여주고 싶은 혜인이의 손이 더 빨랐네요. 벌써 흰 종이 포장을 쭉 뜯어 편지부터 꺼내 제 손바닥 위에 올려줍니다.
펼치면 리본 모양이 되는 편지는 표지에 '감사장'이라고 써 놓았어요. 그 안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마음을 가득 담아 놓았고요. 내용을 읽지 않았지만 혜인이의 순수한 모습에서 여러 감정들이 퐁퐁 피어오르네요. 눈물이 날 뻔했어요!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이 순간을 준비했을까요?
예쁘게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그것은 ~입니다.'라고 선명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혜인이의 선물 속에 마음으로 전해지는 '몰랑한' 무언가가 있었던 것처럼 저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혜인이에게도 '몰랑한' 무엇이 전해 졌겠죠? 그 몰랑한 것이 혜인이가 자라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괜찮아.', '나는 잘하고 있어!' 하고 울리는 마음의 목소리가 되면 좋겠어요.
리본 감사장은 집으로 가져 가 냉장고에 잘 붙여놓았어요.
예쁘게 가르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혜인이의 편지에 책임감을 느끼며 밝고 씩씩한 그리고 예쁘게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