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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Nov 14. 2022

요가 수업이 강제 종료되었습니다.

요가를 접어야 하나

  어쩌다 요가를 시작해 2개월을 채웠다고 이야기하자마자 나의 요가 수업이 '강제'종료되었다.


  "무지개 인간님, 혹시 지금 시간 되세요? 차 한 잔 하며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일요일 새벽 요가를 마치고 나서는 내게 몹시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대표님. 새벽 요가반 회원 모집이 잘 되지 않아 수업을 오늘부로 끝낸다는 말씀을 하셨다.

  사실 새벽 요가반의 정규 회원은 3명이었다. 요가원 대표님의 아내와 나를 포함한 두 명의 유료회원. 게다가 지난달까지 잘 나오던 다른 회원이 5주 차에 갑자기 나오지 않으면서 나 역시 매 수업마다 출석에 진심을 담아, 책임감 있게 참석했다. 사정을 알기에 갑자기라 하더라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좀 (몸을) 접어보려고 노력 중인데 (요가를) 접어야 하다니!'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아쉬움 마음이 앞섰다. 워낙 운동 습관 만들기를 거부하는 몸이기에 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이 많아졌다. 이제 막 몸을 쭉쭉 펴야 할 때 펴고, 쏙쏙 접어야 할 때 접으려고 노력하려는 시기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다른 요가원을 알아보고 계속 이어 할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새벽에 일어난다고 피곤했으니 이 기회에 쉬며 주말에는 늦잠도 자볼까 하는 갈등이 생겼다. 몸은 후자를 원하고, 마음은 전자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더 빨리 요가원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동네 이름을 적고 요가원을 검색해 보니 요가원 2곳이 눈에 들어왔다. 타운하우스 언니에게 추천받은 적이 있는 A요가원은 도심 한가운데 있지만 숲 속 발리 요가원에 온 것 같다는 평이 마음을 끌었고, B요가원은 집에서 엄청나게 가깝고 20년이 넘게 수련을 해오신 정통 하타요가 선생님께서 운영하신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짚고 가자면 2개월 요린이(요가+어린이)는 '하타요가'가 뭔지 모른다. 그래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 찾아보았지만 '아쉬탕가', '빈야사' 등 어려운 단어만 더 알게 된 것 같다. (요가의 종류를 옮겨 적기에는 지식이 부족하니 검색해 보셔서 정확하게 깊게 알아보세요.)


  월요일 저녁, 선택의 기울기가 어느 정도 잡혔다. 비록 새벽 5 30분에 요가 수업이 있지만 집에서 가까운 B요가원으로 조금  기울었다. 미리 요가원을 다녀온 사람들이 올린 후기 사진에는 전문가 포스가 뚝뚝 흐르는 것과 지도자 과정을 들은 사람들의 후기가 많다는 것은 무척 부담되고 위축되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바로 앞에 요가원이 있다는 것도 어쩌면 축복이거나 인생의 새로운 열쇠를 얻을 일일  있으니 열심히 해보자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요가 초보인데 혹시 수업할 수 있을까요?"

  "네?...... 배우려고 하는 마음만 있으면 수업할 수 있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황당한 질문에 당황한 목소리지만 곧 밝게 대답해주셨다.

  "그럼 등록하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수업 시간 10분 정도 전에 오시면 됩니다."

  핑계 대고 싶은 것들이 생기며 게으름을 피우기 전 우선 가봐야겠다. 이제 곧(조만간) 나의 하루는 5시에 열리고 5시 30분이면 나의 새벽 요가 생활이 시작된다. 이번에도 얼떨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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