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아이
오늘 아침 맥도널드에서 해쉬브라운을 세 개 사 왔다.
아홉 살 겨울이와 하나씩 나눠 먹으니 하나가 남는다.
무지개 인간: 내 키가 더 크니까 내가 먹을게.
아홉 살 겨울: 아휴 엄마는, 엄마가 먹으면 살만 찌잖아.
내가 먹어야 키도 크고 살도 찌지. 나는 두 가지가 된다고.
결국 아홉 살이 하나를 더 먹었다. 일석이조라는 그럴듯한 논리에 진 것 같다.
가끔 이 아이는 인생 2회 차인가 싶을 때가 있다.
아홉 살 겨울: 엄마, 친구들은 다들 계획이 있는데 나는 없는 것 같아.
무지개 인간: 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홉 살 겨울: 친구들은 학교 마치고 다들 학원을 가더라고. 그런데 나는 안 가잖아.
무지개 인간: 학교 마치고 다들 계획이 있는데, 겨울이만 집에 오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홉 살 겨울: 응, 그래서 나 3학년 때는 미술학원에 다닐 거야. 나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더 배우고 싶어.
무지개 인간: 그렇구나, 지난번에 또 배우고 싶은 거 있다고 했지?
아홉 살 겨울: 응, 바이올린도 배울 거야. 이제는 저녁에 같이 퇴근하자.
아홉 살 겨울: 그리고 나는 내가 커서 뭐가 될지 몰라서 걱정될 때도 있어.
무지개 인간: 겨울아, 그건 걱정할 일이 아니야. 겨울이는 꿈이 많아서 못 정한 거잖아.
아홉 살 겨울: 엄마도 아홉 살 때 꿈을 못 정했어?
무지개 인간: 그럼, 엄마도 그랬지. 요즘은 직업이 많은 시대야. 꿈이 많은 것은 행복한 일이지.
기특하구나!
12월이 되니 매일 기다림의 연속이다. 무엇을? 바로 크리스마스!
아홉 살 인간: 엄마, 나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우리 엄마 아프지 않게 하는 기도'를 받을 거야!
순간 마음이 먹먹해진다.
무지개 인간: 엄마 안 아파. 엄마 얼마나 건강한데!
이 많은 기쁨을 주는 아이를 기른다는 것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