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데려온 지 5일 정도 지났다. 고양이는 점차 우리 집에 적응하고 있다. 처음엔 조심스럽더니 창틀에 올라가기도 하고, 컴퓨터 본체에 올라가기도 한다. 구석구석 정탐은 끝났다. 아들의 알레르기는 약간 덜한듯하다가 어제 비염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당분간 아들방에 고양이는 출입 금지. 지금 먹는 사료를 한 달 정도 먹으면 알레르기 증상이 많이 줄어든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겠다. 성능 좋은 공기청정기도 알아보고 있다. 녀석의 털이 워낙 길고 많아서 잘 빠지고 잘 날아다니니 아무래도 위생상 걱정되기도 하고 알레르기도 줄여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가끔 화장실 모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봤는데 모래 분진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거실 바닥을 쓸고 닦는다. 녀석의 이름은 ‘크림’으로 지었다. 털 색깔이 크림 같았기 때문이다. 부를 땐 크리미로 부른다. 오늘 아침엔 자동 급식기 뚜껑을 열고 사료를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잘 열리지도 않는 뚜껑을 어떻게 열었는지 모르겠다. 엊그제는 사료 배출구 안에 발을 집어넣어 툭툭 치니 사료가 하나씩 떨어졌고, 그걸 주워 먹었다. 녀석의 지능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녀석은 쓰다듬으면 끄르릉끄르릉 소리를 낸다. 야옹 소리는 다른 고양이들과 약간 다르게 들린다. 어제는 퇴근 후 사냥 놀이를 한참 해줬다. 처음엔 잘 반응하지 않더니 어제는 한참을 뛰어 놀았다. 내가 쇼파에 앉아 있는데 녀석이 올라와서 옆에 앉더니 배를 까고 누웠다. 그런데 순간 ‘쿵’ 몸이 통째로 쇼파에서 떨어졌다. 고양이는 감각 반응속도가 무척 빠르다는데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다. 며칠전엔 갑자기 급발진해서 거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속력으로 뛰다가 테이블 다리에 정면 추돌하기도 했다. 아직 어려서 운동신경이 덜 발달한 것 같다.
배를 만져주면 갑자기 배를 까고 누워서 내 손을 잡고 물고 뒷발로 찰 때가 있는데 순간적인 그런 행동이 나를 웃게 한다. 고양이는 뭐가 보이는 것처럼 갑작스런 돌발행동을 할 때가 귀여운 것 같다. 아무튼 크리미가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아들의 알레르기만 없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으련만. 크리미와 잘 지내기 위해선 내가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