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윤곽만 있던 자살 사고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총을 차고 근무하는 나는 총만 보면 어떻게 죽을지 구상하였다.
장소는 숙직실, 아니면 외부. 숙직실에서 죽으면 피가 사방팔방 튀어서 청소하기 곤란할 것이다, 안 그래도 새 건물인데... 하는 생각, 그러나 외부에서 죽으면 주변에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만큼 시민이 직접 목격할 우려가 있고... 등 자살에 대한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가뜩이나 힘든데, 해결되지 않은 마음의 가시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았다. 죽어야겠다, 하며 총구를 머리에 겨눌 생각을 하니 무서웠다. 공포와 두려움이 커졌다.
나는 상담사 선생님께 문자를 보내 이런 사고(思考)에 대해 알리고 정신과에 연계해 달라고 요청드렸다. 나 자신의 치유를 위해 참석한 적 있는 자살 예방 강사 양성 과정에서, 마음동행센터를 통해 병원과 연계된다는 내용을 들은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선생님과 전화 및 대면 상담 후, 어느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첫 진료에서 “우울해요?”라고 물으셨고, 나는 그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어찌어찌 말이 오가고, 의사 선생님은 최종적으로 입원을 권유하셨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