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온 전화 아버지의 위독한 소식

by 작가정유진

2023년 6월, 병원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따라 환자들이 많이 몰려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입원해 계신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지?’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

“환자 J 님 보호자 되시죠?”

“네, 맞습니다.”

“J 님 따님 번호라고 하셨는데, 따님 맞으신가요?”

“네, 맞아요. 제가 딸이에요.”

“안녕하세요. J 님의 진료 중인 OOO 과장님 외래 담당 간호사입니다. J 님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세요. 지금 예약된 병원 날짜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늦어서 최대한 빨리 큰 병원으로 전원 가셔야 합니다. 현재 K 병원과 A 병원에 환자분의 상태를 전하고 전원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상황을 말씀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병원에서 연락이 오는 대로 알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담당 간호사와 통화한 후, 생각이 멈췄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염증이 심해서 치료받기 위해 입원한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니… 일요일에 면회 갔을 때만 해도 나랑 잘 얘기하고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니…’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았다. 앞이 캄캄하고 머릿속은 텅 빈 것 같았다. 연락을 기다리며 일을 했지만, 손이 잡히질 않았다. 유독 바쁜 지금이 너무 야속할 뿐이었다.


통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근무를 했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병원에서 계속 전화가 왔지만,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 친오빠한테 메시지가 왔다.

‘너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다고 해도, 지금처럼 연락도 안 되고 그러겠구나.’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기겁하고, 전화를 받으러 갔다. 병원에서 전화 온 내용을 들으면서 통화했지만,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일을 이어가던 중 결국 터지고 말았다. 같이 일하는 간호사 선생님께 소리쳤다.

“지금 아빠가 위독하셔서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제일 중요한 순간에 전화도 못 받고 계속 일해야 해? 너무 싫어! 나는 더는 이렇게 일 못 해!”

동료 선생님은 그런 나를 다독이며 말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잖아. 그저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잖아. 진정해.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어. 아버님이 지금 위독하셔서 큰일이다. 잘 해결될 거야. 조금만 힘내자. 응?”

그렇게 위로해 주셨지만 너무 미안했다.


퇴근하자마자 집에 잠깐 들른 후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동 침대에 누워 산소호흡기를 달고 계신 아버지를 발견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나올 뻔했지만 겨우 참으며 아버지께 다가갔다.

“아빠! 퇴원 수납하고 H 병원 응급실로 가면 돼.”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퇴원 수납을 마치고 나와 함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집에 계시고 엄마가 외출하는 날이면, 나는 얌전히 있다가도 울고불고 떼를 썼다.

“으앙~ 나도 따라갈래! 엄마하고 같이 갈 거야!”

“가긴 어디를 가? 아빠하고 집에 있어야지!”


그때마다 어머니만 찾으며 서럽게 울던 나를 달래기 위해 애를 먹던 아버지. 엄마가 오기 전까지 나를 돌봐야 하는 아버지는 얼마나 서운하고 답답하며 힘드셨을까?


입원 수속을 마치고 아버지께 인사를 드린 후 병동을 나와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 내 마음처럼 까만 밤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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