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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r 06. 2020

마침표를 찍지 못한 이야기

계기 -중-

'문장과 문장 사이'라는 제목은 마침표를 찍지 못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스스로를 문장수집가라고 칭하는데 그 이유는 3년 전부터 책이든 영화든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든 감흥을 주는 문장이면 메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월 22일, 처음 씀 어플에 글을 썼다. 그때 글을 요약하면 어릴 적부터 매일 일기를 써온 오바마의 일화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24살의 나는 지난날의 생각들을 기록해두지 못한 것이 아쉬워했다. 그리고 10년 후의 내가 24살부터 써 내린 글을 읽고 예전의 나를 떠올릴 수 있도록, 글을 기록하기로 다짐했었다.

당시 글쓰기는 한두 번으로 끝났었다. 글쓰기가 어렵기도 했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마침 브런치 어플을 알게 됐고 내 감정을 잘 대변해주는 문장들을 만났다. 그때부터 문장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좋은 문장들을 프로필 배경에 올리며 카카오톡을 쓸 때마다 수시로 보곤 했다. 그런데 생각지 않게 5명의 지인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밤에 자기 전에 올린 글을 읽는 낙에 산다'는 말
'좋은 글을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말 등등

내겐 평범한 일이 누군가에겐 특별한 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 후 문장 수집을 열심히 해왔다. 100개가 넘어서자 이걸 책으로 엮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제목은 모아 온 문장들마다 개인적인 생각과 일화를 덧붙인다는 의미로 '문장과 문장 사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그 부제로 '묵직하게 울리는 문장들 사이의 공간'으로 달았다.

그 생각은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30일의 글쓰기 형태로 시작했다. 처음 구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글을 쓰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내 글은 지금까지 문장들을 수집하며 다져온 생각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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