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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Jan 15. 2021

PM 일을 하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아직 찾지 못한 답

뛰어난 사업가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사업을 하면 안 되는 걸까? 중요한 건 ‘뛰어난 사업가가 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사업으로 내가 무엇을 얻을까’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지난주에 생긴 것이 아니라면, 몇 년 된 것이라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써야 하는 사람이다. ‘의미의 우주’에 한 발을 들였고, 그 우주에 자신의 의미를 보태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장강명의 책 한번 써봅시다> 중


장강명 작가를 알게 된 건 3년 전에 읽었던 소설 표백에서였다. 책 소개말에서 "도전 정신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젊은이고 나이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다 가져야지, 왜 청년들한테만 가지라고 하나요?"로 시작되는 도발적인 문이 강렬한 인상이 뇌리에 박혔고 멋모를 두근거림을 감춘 채 곧장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던 걸로 기억한다.

표백 이후로도 호모도미난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등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을 정도로 믿고 보는 작가 중 하나다.

오늘 우연히 작가가 쓴 신문 칼럼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칼럼 글을 읽었다. 이번 글에서도 진한 여운을 남길 정도로 좋은 문장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위에 언급한 문장은 명확한 목표 없이 막연한 생각으로 달려왔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됐다.

PM이 되고 나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책이나 강연에서 만나던 사람들처럼 멋진 서비스를 만들고 문제를 통쾌하게 해결하고 동료와 재밌게 일하는 그런 것들. 내가 일이 힘들고 어려워하는 것은 아직 뛰어난 PM이 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참으로 얄팍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뛰어난 pm이 되길 바라면서 왜라는 질문을 제대로 답해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 더 좋은 회사로 가기 위해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뛰어난 pm이 되면 지금처럼 모르는 것이 없고 어려운 일도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캔이 뚝딱 나오는 깔끔한 일처리를 하고 싶어서였다.

밖에서 보기엔 결과만 볼 수밖에 없어서 그 속을 들여다봤을 때 시행착오나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인지하더라도 정말 깊이 이해하진 못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되더라도 영감이 생기는 건 아니었다. 답 모를 문제를 붙잡고 머리를 싸매는 것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하나의 의견으로 모으기 위해 설득 또 설득을 하는 것도 뛰어난 사람이 된다고 해서 그런 과정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저 이 상황에선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고, 어떤 학습을 해야 하고, 어떤 조언을 얻어야 하고, 어떤 마음인지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좀 더 쌓였을 뿐.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PM이라는 일을 하면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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