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번째 밤
요즘 IT업계에선 AI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저기서 챗지피티를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비개발자가 cursor 등을 활용해 하루 만에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인증글이 수두룩하게 올라오고 있다. 업계 특성상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고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건 숙명이긴 하지만 이번 흐름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요즘엔 PM 채용공고에 필수 요건으로 AI 서비스 개발 경험이 들어간다던데, 이러다 한참 뒤처져서 수요 없는 사람이 될까 걱정이다.
AI 관련 글을 나오는 데로 읽고 새로 나온 툴들을 몇 번 써보긴 했다. 그 정도만 한다고 전문성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진득하게 AI 기술을 활용해서 서비스화 하는 것까진 해야지 않을까. 생각이 많아지지만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다. 우리 회사는 소수정예로 운영하고 있어 AI 전문인력이 없다. 그렇다고 인력을 뽑자니 채용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름이 알려진 회사가 아니다 보니 원하는 인재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중요한 건 AI를 붙이는 것보다 이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 지다. 남들이 AI가 유행이라 해서 급하게 붙이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미 알지 않는가. 이전에 한창 붐이 일었던 챗봇도, 블록체인도 메타버스도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지금은 푹 꺼져 접은 스타트업이 수두룩 하다는 사실을. 그러니 더더욱 신기술을 접하면 반짝 유행에 그치진 않을까 경계하게 된다.
사실 이 모든 건 핑계에 불가한 걸지도 모른다. 실행하지 않고 머리로만 안 되는 이유를 찾다간 아무것도 못한다. 최근에 건강한 식습관에 관심이 많다. 이런 식습관을 잘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토이 프로젝트로 진행하면 어떨까 구상하고 있다. 회사 내에서도 AI 관련 기능을 도입하자는 분위기가 조금씩 조성되고 있다. 못하는 건 뭐 어때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련다. 해보고 고치고 안되면 또 하면 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