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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막판 스퍼트를 낼 힘을 기르는 시간

스물세번째 밤

by 꽃비내린

인생을 사계절의 의미를 담는다면 지금은 초봄이라 부르겠다. 마치 계절을 따라가듯 작년은 겨울처럼 춥고 어두운 기운이 가득했다면 올해 초는 한결 따스해진 봄처럼 산뜻한 기운을 갖고 시작하고 있다. 봄에 꽃샘추위가 있듯이 속에는 불안한 마음과 걱정이 올라올 때가 있다.


어제 구글 캠퍼스에서 전 구글임원이었던 로이스 김의 강연을 들었다. 구글임원에서 하루아침에 레이오프를 당하고 갭이어를 가지면서 여러 알바를 했던 경험을 다뤘다. 유퀴즈나 다른 여러 매체에서 다뤘던 내용이기도 해서 새롭진 않았지만, 기억에 남은 한 가지는 '[다정함]체력이다'라는 말이었다. 박스 안에는 꼭 다정함이 아니어도 좋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나를 돌볼 힘도, 다른 사람을 이해할 힘도, 새로운 걸 도전할 힘도 생긴다는 의미다. 나라면 박스에 '실행력'이란 단어를 넣고 싶다. 새싹이 돋고 꽃을 피워내려면 겨울 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고 충분한 양분을 받아낼 힘이 필요하다.


요즘 잡생각이 많아진 것도 체력이 부족해서인 것 같다. 지난 생일날 회사 노트북을 집에 놓고 와 전속력으로 달렸는데 1분도 안되어 숨이 찼을 정도다. 체력이 안 되니까 뭔갈 도전할 힘도 없는 거구나. 다시 체력을 길러야겠다 그렇게 다짐했다. 오늘 오랜만에 러닝앱과 함께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달리고 걷고 달리기를 반복한다. 처음엔 1분이 2분이 되고 2분이 4분이 되면 다시 30분간 멈추지 않고 달릴 힘이 생길 것이다. 그럼 언젠가 여름의 뜨겁게 타올라야 할 시기에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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