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번째 밤
내 삶에 세 가지를 더 할 수 있다면 작곡, 인물사진, 고양이를 꼽고 싶다. 평소에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해서 자주 흥얼거리기도 하고 없던 음을 만들어내어 즉흥적으로 후렴구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작곡을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는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생기면서부터였다. 처음으로 팬으로서 좋아하게 된 아이돌은 플레이브이다. 모든 앨범 수록곡을 멤버들이 작사 작곡을 한다. 신곡이 나올 때마다 유튜브를 통해 어떻게 음원을 제작하는지 비하인드를 소개하곤 한다. 곡을 만드는 과정을 들으면서 작곡에 흥미가 생겼다. 악기를 하나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부터 통기타를 배우고 있다. 나중엔 화성학을 배워서 개인 음원을 내보는 게 소원이다.
나는 나름 사진을 잘 찍는 편이라 자부한다. 사진전을 몇 번 방문하면서 사진작가가 좋아하는 구도를 이해하게 됐다. 길거리에서 그런 구도를 발견하면 사진작가로 빙의해서 여러 구도로 움직여가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찍는다. 건물이나 풍경은 어느 정도 하겠는데 영 실력이 늘지 않는 피사체가 있다. 바로 인물 사진이다. 인스타에서 가끔 사진 찍는 꿀팁들을 보고 따라 하긴 하지만 멋진 풍경 사진과 대비되게 인물 사진만 찍으면 똥손이 된다. 사진은 촬영 후에 보정이 중요하다. 색감 보정방법과 카메라의 구도를 전문적으로 배워서 인스타그램에 작가로 활동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강아지 or 고양이'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일초도 고민 않고 고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지만, 키우는 입장에선 고양이가 내 성향에 잘 맞는 듯하다. 나는 밖에 돌아다니는 것보다 집에서 생활이 편안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기가 빨리는 성향이다. 직장을 다니면 낮시간에 돌보지 못하니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살짝 무심하면서도 앵길 땐 또 앵겨주는 그런 고양이가 좋다. 비록 지금은 원룸에 살아서 동물을 키우기 어려워 길냥이들을 보는 걸로 만족하고 있다. 얼른 내 집을 마련해서 고양이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