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비내린 Mar 23. 2020

사회초년생

3년 전 경기도에서 새 안경을 맞췄던 그 날

3년 전 일이었다. 새 안경을 맞추기 위해 경기도에 있는 한 안경점에 갔다. 저렴한 가격이란 말에 혹해서 거리는 신경 쓰지 않고 찾아갔다.

"집이 어디세요?"
"서울이요"
"먼 곳에서 오셨네요."

점원이 놀라는 반응을 보고 그제야 내가 멀리서 온 특이한 경우란 걸 깨달았다. 도수를 맞추는 동안 얘기 몇 마디 주고받았다.


그 또한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사회초년생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에, 경험이 부족한 갓 대학을 졸업한 공통점을 발견해서였을까. 그에게서 친근감이 들었다. 렌즈를 서툴게 맞추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오셨는데 늦게 맞춰줘서 미안해요"
라는 말 한마디에 조금은 부끄러워 눈도 못 마주치고 안녕히 계시라는 말을 속삭이듯 말하며 나왔다. 안경 하나 맞추려고 한 시간 넘는 곳까지 가는 게 이상하긴 이상하구나.

다음엔 가까운 데서 맞추리라 다짐하면서 그래도 가끔씩은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인연에 감사했다.


이전 24화 한정된 채용인원으로 인해 서류에서 탈락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