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채용인원으로 인해 서류에서 탈락했습니다
첫 취업 실패기
9월 초부터 열심히 썼던 지원서 결과가 차례로 발표됐다. '귀하의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로 시작되는 문구는 더 길게 볼 것없이 탈락이었다. 처음 한 두 개가 떨어졌을 땐 원래 가려던 회사가 아니니까, 아직 남은 발표가 남았으니까하고 안심했다. 그래도 한 두 개정도는 합격하지 않을까 불안하면서도 믿고 기다렸다.
가장 가고 싶은 기업이 발표하던 날 나는 가슴이 뛰었다. 최대한 천천히 알고 싶었지만 불행이도 채용결과가 알림으로 날라왔다.
한참동안 메일을 들여다봤다. '한정된 채용인원으로 인해..' 내가 탈락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그 기업에 다니는 선배에게도 물어 조언을 듣고, 첨삭도 받아가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했었다. 결과를 알자마자 동생에게 톡을 보냈다.
'나 ○○기업 탈락했어. 정말 가고 싶었는데.. 슬프다.'
당시에는 슬픔보다 허탈함이 컸었다. 현실이지 않기를 빌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이어지는 탈락이란 결과를 받으며 나는 움츠리게 되버렸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인적성 문제집도 손을 놓았다. 이러면 안되지 하며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대부분의 기업 공채는 이미 지나버렸고 인적성이 없는 중견 중소기업만 남은 시기라 부질없게 느껴졌다.
그렇게 빈둥거린 지 일주일이 넘어갈 즈음 이대론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내가 접근한 방식이 잘못된 개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닥치는데로 자소서 관련 유튜브 영상, 취업 관련 글들을 봤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내가 일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무작정 뛰어들었다는 것이었다. 자소서 쓰는 법만 보고 따라 쓰기에 바빴지 그 기업이 있는 산업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알지 못한 만큼 내용의 깊이는 얕아질 수 밖에 없었고 아마 자소서를 읽는 사람의 눈에는 뚜렷한 동기도 없는 지원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공채의 반은 넘어간 시기지만 산업부터 하나씩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뭐가 부족한지 따져보고 채워야 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내가 관심있는 산업과 직업을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그 일환으로 몇가지 일을 시도하려고 한다. 여전히 잘하고 있는지 불안하고 남들보다 뒤쳐진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끝까지 잘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