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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r 23. 2020

사회초년생

3년 전 경기도에서 새 안경을 맞췄던 그 날

3년 전 일이었다. 새 안경을 맞추기 위해 경기도에 있는 한 안경점에 갔다. 저렴한 가격이란 말에 혹해서 거리는 신경 쓰지 않고 찾아갔다.

"집이 어디세요?"
"서울이요"
"먼 곳에서 오셨네요."

점원이 놀라는 반응을 보고 그제야 내가 멀리서 온 특이한 경우란 걸 깨달았다. 도수를 맞추는 동안 얘기 몇 마디 주고받았다.


그 또한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사회초년생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에, 경험이 부족한 갓 대학을 졸업한 공통점을 발견해서였을까. 그에게서 친근감이 들었다. 렌즈를 서툴게 맞추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오셨는데 늦게 맞춰줘서 미안해요"
라는 말 한마디에 조금은 부끄러워 눈도 못 마주치고 안녕히 계시라는 말을 속삭이듯 말하며 나왔다. 안경 하나 맞추려고 한 시간 넘는 곳까지 가는 게 이상하긴 이상하구나.

다음엔 가까운 데서 맞추리라 다짐하면서 그래도 가끔씩은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인연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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