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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Apr 05. 2020

전쟁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요?

한국의 취준생이 바칼로레아 철학에 답하다 (7)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전쟁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습니다.


전쟁은 나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행위이다.


'나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을 '폭력행위'라는 수단으로 달성하려는 행위가 바로 전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제비츠는 문명민족의 전쟁은 언제나 정치적인 상황에서 비롯되고, 오로지 정치적인 동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주요 요인에는 정권, 영토, 자원, 종교, 이념 등이 있습니다. 국가 간의 분쟁은 정권을 잡기 위해, 영토를 넓히기 위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그리고 신앙심과 이념을 이행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목적을 '전쟁'이란 수단으로 실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쟁의 심리적 효과와 투기디데스의 함정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심리적 효과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전쟁이 가진 긍정적인 심리적 효과가 전쟁을 자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한 나라에서도 서로 다른 이념과 생각으로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공동의 적이 생김으로써 우리는 위협에 맞서 하나로 단결하게 됩니다. 전쟁이 한 국가의 모든 시민이 '적의 위협으로부터 맞선다'는 공동의 선을 위해 명예롭게 행동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전쟁 전에는 발휘하지 못한 용기와 자기희생을 보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국가 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 전쟁으로 해결했던 것입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그레이엄 엘리슨은 <예정된 전쟁>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Thukydides Trap)이란 개념을 처음 제시합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역사가 투기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스파르타가 신흥 강국으로 부상한 아테네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전쟁이 일어났다고 주장한 데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엘리슨은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이유로 자국의 이익, 과대한 공포, 명예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지배 국가는 신흥 국가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여기며, 신흥 국가는 약소국이었을 때 부당한 대우를 여전히 받고 있으며, 지배 국가가 앞길을 막고 있다고 불만을 느낍니다. 두 세력 간의 긴장이 극도에 달하면 자원 경쟁, 무역 갈등 등의 계기로 전쟁 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전쟁 없는 세상이 가능하려면

두 가지 관점을 고려한다면 전쟁을 막기 위해선 첫째 '전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심리적 효과를 제공'해야 하며, 둘째 신흥 국가와 지배 국가 간의 긴장을 낮출 수 있도록 국가 간의 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격은 이전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살상을 만들어냈습니다. 고도화된 무기와 파괴적인 살상력은 전쟁으로 인한 득보단 실이 크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더해 전쟁 참상에 반대하는 인도주의적인 관점으로 변화하면서 전쟁을 기피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1928년 파리 부전 조약이 체결되었고, 현재까지 국제법상 방위전쟁 이외의 침략전쟁은 금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지 말라고는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제3자의 국가들이 긴장관계에 있는 국가 간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면 전쟁의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김욱의 <법을 보는 법>의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국제법 질서도 기본적으로 그 일차적 발생원인은 국내법과 마찬가지로 국가 간의 현실적 필요와 상호제약이다.
(중략)
양심과 가치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필요와 제약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하는 싸움인데 그 목적을 위협하는 멍청한 싸움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참고자료]

https://newspeppermint.com/2014/08/05/mwar/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9/03/137217/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017

https://ko.wikipedia.org/wiki/%ED%88%AC%ED%82%A4%EB%94%94%EB%8D%B0%EC%8A%A4%EC%9D%98_%ED%95%A8%EC%A0%95

이미지 출처: Photo by Austrian National Librar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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