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참 좋아서
가끔은 누군가가 이유를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느끼는지,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왜 그 선택을 했는지를 자꾸 따져 묻지 않고
그냥, 그 마음 그대로 두었으면 좋겠다.
어떤 마음에는 이유가 없다.
어느 날 문득, 무언가가 좋아지기도 하고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울컥하기도 한다.
차가운 바람에 스며든 기억이
언제부터였는지조차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냥”이라는 말을 꺼낸다.
설명을 할 수 없을 때,
억지로라도 이유를 만들고 싶지 않을 때,
내 마음이 나조차 잘 모를 때.
그저 “그냥”이라고 말하는 순간,
조금은 편안해진다.
사람들은 흔히 무언가를 증명하기를 원한다.
왜 좋아하는지, 왜 슬픈지, 왜 이토록 아픈지를
조목조목 말로 풀어내길 바라곤 한다.
하지만 마음이라는 건 꼭 논리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어떤 감정은 설명이 아니라
그저 느끼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그냥”에는 무책임한 회피보다
오히려 솔직한 용기가 담겨 있다고 나는 믿는다.
어떻게든 이유를 말해야만 할 것 같은 순간에도
그 마음을 꾸밈없이 내어 놓는 용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마음,
그냥 그대로인 마음,
아무 이유 없는 진심.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가장 자주 속으로 되뇌는 말도
그 “그냥”일 것이다.
그냥 좋고, 그냥 보고 싶고,
그냥 그 자리에 있고 싶어서.
그냥 그렇게 살고 싶어서.
누군가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지 몰라도
나에게 “그냥”은 꽤 오래 준비해 온 고백과 같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는 단어.
어떤 평가나 해석도 필요 없이
그 마음을 온전히 나에게 허락해 주는 다정한 말.
그래서 오늘도 내 안에 오래 머물러 있는 작은 진심에게
괜히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 않기로 한다.
그저 이렇게 고백하기로 한다.
그냥, 참 좋아서.
그 마음이면 충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