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리게, 그냥 살아보기로
어쩌면 “그냥”이라는 말은
무책임하거나 가벼운 것이 아니라
가장 솔직한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애써 이유를 꾸며내지 않기로 했다.
왜 그렇게 느끼는지, 왜 그 길을 가기로 했는지
굳이 누구에게 설득하려 하지 않기로 했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언젠가 나타나고,
설명해도 다 알 수 없는 마음은
그저 내 안에 소중히 두기로 했다.
그냥 살아본다는 건
조금은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이제 더 이상 내 마음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 느리게, 더 천천히 걸어도 된다.
가끔은 멈춰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으려 한다.
그냥 살아보기로 했다.
그 마음으로도 삶은 이어지고,
어쩌면 그게 더 단단해지는 길일 거라고 믿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더라도
그 차이를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조금씩 변해가는 마음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아무 이유 없이 웃어도 좋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도 괜찮다고.
그냥 살아보자.
그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내가 나를 지켜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