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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sonata Sep 13. 2022

정이라고 하자

Beyond Love - Big Naughty

2022년 9월 12일 월요일


랄라와 나는 각자의 음악 세계에 빠져 살다가, 바람 좋은 날 드라이브를 하면서 창문을 활짝 열고 볼륨을 키워 맘껏 음악을 듣는다. 랄라가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동안 떨어져 살고 있지만,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팔로우하며 음악 나누기를 하는 건 여전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랄라에게 Stan Getz, Joe Henderson, The Cure, 우효, 혁오의 음악을 소개해 줬고, 랄라는 나에게 One Direction, Bruno Mars, Khalid, Seventeen의 음악을 들려줬다. 어떤 장르의 음악은 교집합 안에 살고 있고, 나머지 음악은 서로 만날 일 없이 각자의 별나라에서 잘 살고 있다. 


지난주,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 랄라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떠났다. 물론 운전대를 잡은 건 내가 아닌 랄라였다. 우리 랄라는 아빠를 닮아서 길 눈도 좋고 운전을 즐기면서 한다. 올여름을 한국에서 보낸 랄라의 전화에는 따뜻한 신곡들이 가득 담긴 플레이리스트가 저장되어 있었다. 드라이브를 하면서 제법 많은 곡을 함께 들었는데, 내 머릿속에는 Big Naughty의 <정이라고 하자: Beyond Love>만 남았다. 그 이후 나는 일주일 내내 무한반복으로 이 노래만 듣고 있다. 심지어 가사까지 또박또박 되짚어보며 듣고 있다.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서동현 군에게 따뜻한 라테를 한 잔 건네며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10년도 더 된 애를 (당연히) 사랑할 수 있고

(결코) 잊을 수 없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정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사랑일 수 있고

내 곁에 없어도 (리얼하게) 느낄 수 있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온 기억들을 더듬는 건

Beyong Love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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