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역습

달콤한 그녀

by Rainsonata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3개월 전 스톰이 말했다. "이제 탄산음료는 안 마시기로 했어." 그(스톰)가 그녀(Diet Coke)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믿기 힘든 이별 선언이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스톰은 Diet Coke는 물론, 어느 종류의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기상청 기록을 경신한 무더위가 이어진 여름에도 그는 오로지 얼음물만 마셨다. 스톰은 늘 자신을 '의지박약'이라며 농담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한 달 넘게 말과 행동이 일치했다. 그 모습에 감동한 나는 그를 더욱 응원하고 싶어 졌고, 평소에 즐겨 먹던 디저트와 음료를 멀리하기로 결심했다. 자타공인 단 것 애호가인 내가 'Sweet Tooth'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스톰에게서 용기를 얻어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나는 탄산음료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달콤한 음료수와 디저트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기분 좋은 피로회복제였다. 그런 내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초콜릿과 거미베어를 끊었다. 그다음으로 설탕이 가득한 버블티와 과일주스를 멀리했다. 마지막으로 입에 달고 살던 쿠키, 스콘, 케이크까지 끊었다. 첫 2주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갔다. 일상은 여느 때처럼 흘러갔고, 나는 속으로 '이 정도면 해볼 만 한데?'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BUT! 바로 그 무렵부터 금단현상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줄줄이 나타났다. 그 당시의 증상들을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피로감

2. Brain Fog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한 상태)

3. 집중력 저하

4. 신경과민

5. 우울감

6. 불안감

7. 어지럼증

8. 메스꺼움


와우! 지금은 금단현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단단한 땅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지만, 그때는 강한 증상이 동시에 몰려와 머리는 바보가 된 듯했고 마음은 미쳐가는 것 같았다. 특히, 쉽게 사라지지 않던 피로감과 혼탁한 의식은 견디기 어려웠다. 여러 금단현상이 동시에 정점에 달하자 걱정은 공포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설탕에 대해 더 깊이 공부했다. 집중력이 바닥을 칠 때에도 "스스로 느끼고 알아차린 만큼 나아질 수 있고, 배우고 익힌 만큼 이해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계속 공부했다. 그리고 반성했다. 나의 안일한 자기 합리화가 어떻게 설탕 과다 섭취로 이어졌는지, 또 그로 인해 무엇을 잃었고 어디가 망가졌는지를 고찰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달콤한 설탕은 오랜 시간 나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설탕의 민낯을 보게 되었고, 설탕을 대하는 나 자신의 민낯도 마주하게 되었다. 설탕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감미료일 뿐이다. 그러나 하루에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양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설탕은 단순한 감미료가 아닌 유혹과 중독의 고수로 변신한다. 나는 설탕에게 이별을 고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설탕을 섭취해 온 만큼, 이제는 달콤한 것들과 건강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설탕에 대한 의존을 조금씩 덜어내고, 건강한 식습관을 익혀나간다면, 이 도전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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