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사과정 유학기
독자에게
2015년에 만 34세의 나이로 미국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서 박사를 시작해서 2019년 12월에 박사졸업하였다. 늦은 나이에 박사를 시작하는 연구자, 영어를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못하는 연구자, 또 다른 문을 열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 현재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들을 가르치고 있다.
여행이 아니라 미국에서 살기.
여행이 아니라 미국에서 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했다. 우선 여권과 비자. 미국에서 살 집. 집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각종 가스, 전기 등과 같은 유틸리티, 자동차, 자동차 보험,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한 각종 증명서, 현지 은행계좌/체크, 휴대폰, 운전면허증 등등. 학교 생활 이외에도 생활을 위해 준비해야 될 것은 끝이 없었다. 나의 경우에는 휴스턴 대학 타과에 1년 먼저 박사과정에 입학한 친구가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짧은 영어 탓에 유틸리티를 전화로 신청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아파트는 이메일로 신청을 했는데, 전기를 신청하려고 하니, 전화로만 되는 것이 아닌가. 제대로 못 알아듣고 30분 동안 통화했는데 결국 신청을 못하고, 미국 현지에서 인터넷으로 신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에서는 손쉽게 되는 것들이 미국에 가면 현실적인 장벽으로 다가온다. 미국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면 얼음이 되다가도, 우리가 외국 사람인 것을 알면 그래도 천천히 말을 해 준다. 미국에 도착해서 1주일 간 호텔 생활을 했다. 아파트 입주기간이 1주일 남아서이다. 일주일 간 craigslist에서 중고차를 알아보고 덜컥 4400달러짜리 프리우스를 샀다. 나중에야 밝히겠지만 이 4400달러 프리우스는 8개월 뒤 배터리 문제로 정리한다. 비싼 값을 치르고 그 이후부터는 차는 신차로 사기로 결정한다.
여행이 아니라 미국에서 살기. 6개월, 1년 이상 현지에 살려면, 거의 모든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비해야 한다. 그래서 여행과 현실은 다르다. 공부와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만들어야 할 것이 많았다. 그중 중요한 것 두 가지 정도를 꼽자면, 은행 관련 일, 운전면허증. 한 가지를 더 들자면, 병원 관련 일이었다.
이 모든 것을 비교적 쉽게 하려고 하면, 미국에 있는 단체, 즉 한인 교회 등을 통하면 많은 것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따로 종교는 없는지라 가족과 함께 이것저것을 알아보면서 해결하는 것도 의미 있었다. 이렇게 2015년의 여름을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