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이동하는 그 작은 각도에 대해서

[일상기록]

by 김동환

그림출처: 야간비행, 이진용(2018)


고등학교 때 성적이 비슷비슷한 친구들이었던 몇몇은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 그때 꽤 친했었지만. 마찬가지로 그 이후에 친하게 지냈던(사실 친하게 지냈던 동기도 손에 꼽지만) 동기들도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에도 그 이후에 만났던 친구들 중에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는 손에 꼽는데, 그들의 특징은 서로 잘 찾지 않지만 언제든지 전화해도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지 전화해도 나를 지지해 준다는 사실이다.


친구란 무엇일까. 친구 또한 나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 나이가 듦에 따라 사람이 어떠한 가면을 쓰는 것일까. 직책과 감투라는 틀은 사람을 어렵게 한다. 보통 그러한 껍데기는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해야 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주도권을 가진 자들 위주로 움직이고, 세계는 그러한 착각에 빠질 뿐, 우리는 철저히 물리학적인 법칙에 따라 사라져 가고 있는 줄 모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0년, 태어나서 약 3세대에 걸친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으스러진다. 그러나 모든 것을 으스러짐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태어날 이유도 꽃피울 이유도 없을 것이다. 태어나고 꽃이 피고 또 꽃이 지는 것. 그런 것을 전부 놀이(play)로 생각해 본다. 한 때 어릴 적 동그란 딱지놀이를 좋아했던 것처럼. 그 당시는 동그란 딱지가 내 전부였던 것처럼. 지금 하는 그 무엇도 그 딱지와 같음을 이해한다.


얼마 후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임을 아는, 그렇지만 지금은 아주 중요한 그 무엇.


별빛이 이동하는 각도는 별빛 자신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꿈틀거린다. 그 꿈틀거리는 무엇이라도 무엇을 비추고 있음에 더 이상 슬퍼하지 말자. 어떤 양지와 음지를 만들더라도.


#별빛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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