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나와 나의 단면
나는 단면이 아니다. 나는 입체다. 나는 2차원이 아닌, 3차원도 아닌 n차원이다. 나는 나이고, 또한 내가 아니다. 난 나이며, 다른 측면에서는 해석되어지는 나다.
이것은 double cone으로 시각화될 수 있다. 더블 콘은 두 원뿔을 꼭짓점을 중심으로 붙여놓은 입체이다. 더블 콘의 단면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데 수평으로 자르면 원이, 비스듬하고 자르면 타원이, 더욱 비스듬하게 자르면 포물선이, 수직으로 자르면 쌍곡선을 단면으로 가진다.
우리는 이러한 입체들 중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나를 자르는 단면을 보여주게 된다. 따라서 타인이 나를 보는 단면은 그 일부에 불과하고, 때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상(phase)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가 종종 오해하는 다른 사람들의 면이다. 따라서 완벽하게 좋은 사람이나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거의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그 단면을 무수히 자른 면만을 볼 뿐이며, 그 입체를 온전히 볼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본인 자신을 보는 것도 어렵다.
결국 세계는 알면 알수록 모르는 곳으로 수렴한다는 것. 그 세계는 돌고 돌아 암흑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