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사랑은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사랑은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by 김동환

지금까지 나는 사랑이란 어떤 한 사람이 무엇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어떤 한 사람에게 무엇을 주는 행위로 알고 있었다. 만약 한 사람이 그 무엇을 주지 않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그 사람에게 무엇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사랑이라는 것은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이별, 속임, 거짓말, 자기증오, 그리고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우선순위가 아니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우리가 단지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당신의 어머니나 아버지 또는 남편을 사랑해야만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파울로 코엘료 작가 홈페이지 중 어느 한사람이 보낸 이메일에서 《Love is not a priority》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주고 받는 행위임이 명백했다. 다만 그것은 주고 받음의 1:1의 행위는 아니며 나에게는 어떤 존중이나 배려를 의미했다. 만약 그러한 주고 받음의 행위가 없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성적 행위에 불과한 것인가. 서로가 서로의 삶에 결부되어 있으며 그런 결부됨으로 인해 더욱 더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내 삶에 있어서 당신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의 삶을 그대와 나누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은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책임과 의무가 없는 사랑이란 단지 어떠한 종류의 쾌락에 불과한 것이고, 그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될 수 없다. 사랑이라고 불려지는 순간, 나는 당신의 삶의 중요한 의미이고, 당신은 나의 삶에 중요한 의미인 것이다.


만약 이러한 것들이 거추장스럽다면, 서로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불완전함의 불완전함이다. 즉 사람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사람을 필요로 하고, 그 불완전함은 사랑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불완전함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거추장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미 한 사람으로부터 불완전함이 아닌 완전한 하나의 개체로서 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사람은 결국 늙는다. 그리고 죽는다. 사랑 또는 결혼이라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 필요로 하는 외로움을 벗어나는 최상의 계약일지 모른다. 사람의 매력은 어떠한 시점에서는 줄어들기 마련이고(그 매력이 돈이든, 외모이든, 능력이든), 그 매력이 없어지면 그 주변의 사람도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그러한 모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이며(그것은 마치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에서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을,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면서 내가 해왔던 것들은 이러한 사랑의 불완전함, 이기심과 자기증오, 배반과 연민의 끝없는 반복에서, 그리고 그 비논리적인 사랑의 과정을 나는 조금은 논리적으로 마주하려고 노력했다. 나 자신은 최소한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려고 노력했고, 그 사랑은 다른 외부적 요소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달린 것이며, 사랑은 하나의 약속, 그것을 내 자신은 지켜야 한다고. 사랑은 나에게 있어서 최소한 “나”라는 개체에 대한 자존심이었고 약속이었다. 그러한 사랑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음 사랑에 있어서도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전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쾌락과 고통의 종류는 너무나 셀 수 없이 많으면서 또한 다르고, 사랑이란 단지 비논리적일 뿐이라고. 그것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나의 힘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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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국생활에세이, 저자: 김동환

*제목: 사랑은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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