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반의반의 반, 백온유
2025 제16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소설의 등장인물
영실 - 할머니
윤미 - 영실의 딸
현진 - 윤미의 딸이자 영실의 손녀
수경 - 영실의 요양보호사
책이나 소설을 읽을 때면, 등장인물 파악이 먼저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지거나 가계도가 복잡해지면, 상호관계들 또한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반의반의 반>은 비교적 단순한 가계도를 가지고 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영실은 이른 나이에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공무원 연금으로 그럭저럭 살고 있었으나 윤미는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30살의 이혼으로 딸 현진을 데리고 영실의 집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셋의 동거가 시작되고,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영실이 집안에 가지고 있던 현금 5천만 원을 도난당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 5천만 원의 행방은 심증은 요양보호사인 수경이 가져간 것처럼 보인다. 물증은 없다. 그러나 딸과 손녀는 그 5천만 원을 본인에게 보태주었으면 자신들의 과거가 달라졌을 거라는 각자의 상상을 한다.
한편 요양보호사인 수경은 보호대상인 영실에게 정성을 다해서 보살핀다. 비록 그것이 진심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결국 영실의 마음은 딸이나 손녀보다 더욱 가까이에 있는 수경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5천만 원의 도난으로 인해 영실, 윤미, 현진은 갈등을 겪게 되고, 수경은 영실의 요양보호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영실은 수경이 뜨개질로 만든 꽃분홍색 스웨터를 소중히 여기며 그를 기다린다.
제목만 보았을 때는 <반의반의 반>이란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소설을 읽다 보니, 그 오천만 원의 반, 반의반만 있었어도 윤미나 현진의 삶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그런 상상일 수도 있고. 요양보호사인 수경이 영실에게 기울이는 정성과 노력의 반이나 반의반 만이라도 윤미나 현진이 기울였어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도 될 것 같았다.
반, 반의반, 그 수량이나 금액이 아니라, 우리는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나약한 존재이다. 아니 나이가 들수록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경험의 뉴런이 되살아 나며 현재에 있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이미 진단을 내린다. 그리고 스스로의 방어막을 공고하게 다진다.
삶이란 경험의 축적이다. 다만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제한된 경험의 축적으로 사실도, 법칙도 아닌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있다. 그것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어떤 개체의 흐름이다. 그 흐름은 이리저리 뒤섞여 또 다른 흐름을 만든다.
창작은 나로부터 나오고, 그것은 자신에게서 기반할 수밖에 없다. 소설이란 현실의 편집되고 가공된 재구성이다. 그것은 현실은 아니지만 현실을 반영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존중받고 싶어 하며, 그러한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 한다. 다만, 사람의 모양은 정육면체가 아니어서 울퉁불퉁한 면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과의 대면이 꼭 바른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님을. 나 그리고 타인은 완벽히 겹쳐질 수 없는 면을 가짐을 이해한다.
*본 글은 본인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동시에 업로드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