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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7. 2024
기공소 소장님 3
심미기공만 보낸다고 성질내던 소장님 빌런 1
내 골드를 조금씩 없애버렸던(훔쳐갔던?) 소장님 빌런 2
이제 새롭게 만난 소장님 빌런 3을 소개하겠다.
빌런 1,2,3을 6개월 상간으로 연속해서 만났기 때문에 나는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까지 생각해 보았다.
(무슨 일이야.. 도대체...)
내 골드를 없애버린 소장님과 거래를 끊었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기공소를 물색해야 했다.
아. 막막하다.
기공소는 많지만, 어느 기공소와 거래를 터야 하나.
환자분들이 치과가 많은데 어디 치과를 가야 하나 고민하는 것과 비슷할까.
두 번이나 당해서 그런지 섣불리 새로운 기공소와 거래를 트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예전에 거래하던 기공소에 한번 연락을 해보았다.
개원 초에 거래했지만, 기공물이 잘 안 맞았고 마침 타 기공소에서 기공료 할인 제의를 받아 거래를 중단했던 곳.
3년 만의 연락이었다.
이제 내 실력 늘어난 만큼 소장님 실력도 늘었을 테니 기공물 잘 맞겠지?
"여보세요?"
오랜만에 연락을 받은 소장님은 나를 반기며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번에 내가 거래를 끊어놓고 다시 연락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웬만하면 소장님을 서운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기공물 잘 안 맞아도 시간 들여서 맞춰가 보면 되겠지...'
새로 거래를 시작하게 되어 소장님이 오랜만에 치과로 찾아왔다.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이상하게...
말이 잘 안 통했다..!
마치 벽하고 대화하는 느낌.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리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지?
나는 답답했지만, 계속 대화를 하며 소장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소장님은 내가 하는 말과는 다른 맥락의 말을 자꾸 했고 대화는 쳇바퀴를 계속 돌았다.
아주 답답했다. 그리고...
쎄했다.
그래도 내가 다시 연락을 했는데 또 소장님을 서운하게 하고 싶지 않아 꾸역꾸역 거래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기공 지시서에 분명히 썼는데 아주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을 하며 기공소에서 치과로 전화가 왔다.
나는 기공물의 높이를 낮춰달라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으로 보냈는데,
기공물의 높이를 높일까요?라는 질문이 들어온 것이다.
으잉? 뭔 소리야... 골 때린다 또...
이렇게 해서 소장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나는 또다시 벽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소장님 그 치아 교합만 좀
낮춰주시면 돼요
"
"원장님 저희가 봤을 때는 위아래 치아 사이가 떠보여서, 그곳을 채워드릴까요?"
"아니요. 지금 다른 치아가 떠 보이는 이유는 해당 치아만 교합이 높기 때문이에요. 거기만
낮추면
다른 치아들과 다 같이 물릴 거예요."
"원장님 저희는 보내주신 대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치아 사이가 떠 보이거든요."
"네 그러니까 해당 치아를
낮춰주시면 돼요
. 거기를 채우시면 오히려 다 같이 교합이 높아져요."
"원장님 저희가 지금 겨우 여기까지 작업을 해놨는데 치아끼리 떠보여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는 거예요."
"네 소장님 제가 다른 것은 다 맞춰놨으니까 해당 치아만
낮춰주시면 되는 상황
이에요."
"원장님 저희는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저희가 뭘 잘못했다고 자꾸 그러세요?
이 당시 나의 답답함이 글로써 전달이 될지 모르겠다.
글로 적었다시피 소장은 알 수 없는 구간에서 갑자기 급발진을 했다.
그러고는 이어서 막 소리를 지르며 소위 지랄+발광을 했다.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원래 성격이 저 모양인지 알 수 없지만 결론은 저렇게 끝났다.
본인의 주장은 내가 자기를 무시했다는데,
기공물 잘 안 맞는 부분 설명한 것과 본인에게 기공물을 전부 다 보내주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놈의 전부 다 보내주세요. 에휴.. 그럼 전부 다 잘 만들던지..
지랄 발광하는 사람 오랜만에 봤는데, 아직 치과로 도착하지 못한 기공물들이 인질처럼 잡혀있어 환자분들 생각해서 내가 많이 참았다. 화내기에도 어이없던 상황이었고.
모지리 빌런 1, 절도범 빌런 2를 거처 미친놈 빌런 3까지.
이렇게 마지막 빌런까지 보내고 나는 또다시 새로운 기공소장님과 거래 중이다.
현재의 이 소장님은 MZ 소장님인데 부디 좋은 인연으로 계속 거래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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