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잘 안될 수도 있다'는 말을 쉽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도 알 것이다.
잘 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도사리고 있는 잘 안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말이다.
치과 개원을 할 때는 몇 억의 대출이 함께 하기 때문에 꼭 잘 되어야만 한다.
몇 억이라는 돈이 빌릴 때야 쉽지, 막상 갚으려고 하면 꽤 큰돈이라 몇 년을 허리띠 꽉 졸라매야 한다.
그것도 개원해서 여전히 치과가 운영 중일 때의 이야기이다.
개원 빚을 아직 다 못 갚았는데 만약 치과가 망한다면 은행에서 빛의 속도로 그 사실을 알고 바로 대출 상환을 요구한다.
그러면 갑자기 서글픈 인생이 된다.
내가 개원을 하려고 준비할 때 누군가 만약에 잘 안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나는 당시만 해도 순진해서 막연히 잘될 것이라는 생각만 했다.
아무리 그래도 망하지는 않겠지...
그러나, 막상 그런 질문을 들으니 내가 너무 대책이 없구나 싶었다.
나에게 질문을 했던 사람은 답도 같이 주었는데,
만약 치과가 잘되지 않으면 더 시골로 들어가서 재개원을 하면 된다고 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첫 번째 개원이 망했을 때 했던 방법이었다.
재테크 유투버 신사임당 씨가 유퀴즈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성공하려면 자신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라고.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것을 올인하면 혹시라고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기 힘들다.
그러므로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작은 기회들을 본인에게 여러 번 주라고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하나가 큰 성공을 이끌어 준다고 한다.
즉, 1000원을 가지고 있다면 한 번의 기회에 1000원을 모두 쓰는 것보다 100원씩 10번의 기회를 가지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요즘은 개원 환경이 너무 어렵다 보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크게 크게 대형으로 차리는 경우가 많다.
각종 컨설팅과 마케팅 업체를 끼고 '안될 수가 없지롱~' 하는 전법으로 나간다.
개원 초반부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다 보니 정성이 필요한 '임플란트가 30만 원'짜리 미끼 상품이 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그것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환자분들에게 피해를 끼쳐서 잘하고 있는 치과의사들마저 싸잡아 욕먹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조금 적은 돈으로 인수 개원을 해서 위험 부담을 조금 줄이고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현재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은 워낙에 고사양이 되어서 웬만한 치료는 다들 잘한다.
그래서 다른 치과의사와 차별화될만한 나만의 필살기를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도 명품은 디테일의 차이에서 오듯이,
꾸준한 자기 계발을 통해 치과의사로서의 품위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너무 많은 치과 속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늘도 흔들리지 않고 버티고 계시는 치과계의 꽃 개원의 원장님들께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