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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 Oct 14. 2024

다시 개원한다면?

나름대로 알아보고, 공부하고 개원했는데도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전에 먼저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 개원을 할 것이냐?

나에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매우 쉽다.

나는 개원을 할 것이다.


나는 이 정글에 다시 뛰어들 것이다.

페이 시절도 매우 좋았지만, 나만의 사업체를 꾸려가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치과를 접고, 타 지역에서 새롭게 진료를 해야 한다면 그때는 개원을 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현재 하고 있는 이 치과에 나의 정열을 받쳐 마지막 순간까지도 후회 없도록 하고 싶다.


우선 지금 개원하면서 잘했다 싶은 것들을 몇 가지 추려보겠다.

1. 임대료가 비쌌지만 잘 보이는 코너 자리에 개원한 것.

 - 일단, 잘 보이니까 환자가 줄었을 때 뭐라도 해 볼 수 있었다. 

2. 처음부터 직원을 많이 뽑지 않고 서서히 늘린 것.

 - 나중에 직원 수를 늘리니까 세금 혜택이 있었다. 오!

3. 영업사원들이 권하는 재료를 사지 않고 내가 쓰던 재료 산 것.

 - 새롭게 나온 것, 싸다는 것 대체로 재료들이 별로였다.


개원할 때는 몰랐지만 지금이라면 다시 하고 싶은 것

1. 진료실과 수술방 사이를 가벽으로 만들어서 수술 없을 때는 진료실과 수술방 사이 벽을 없애서 수술방 체어를 진료실 체어처럼 쓰고 싶다.

2. 진료실 체어 사이에 파티션만 두었는데 가벽으로 만들어서 때로는 진료실 체어마다 각각의 방이 되도록 인테리어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3. 체어를 4대만 사서 나중에 환자가 많아지면 1대씩 추가 구매를 할 것을 그랬다.

4. 부원장실을 미리 만들어 놨는데 나중에 정말로 부원장님을 뽑게 되면 그때 공간을 꾸밀 것을 그랬다.

5. 평수를 조금 줄여서 월세를 좀 아껴보면 어땠을까...


아.. 쓰다 보니 눈물이 또르르...


현재 너무 되지 않고 있으니, 처음에 너무 알고 벌여 놓은 것들이 아쉽다.

지금은 그러니까,,, 규모를 좀 줄여서 고정비를 줄이고 싶다.

나 스스로 진료 스타일이 '선비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규모가 큰 치과를 대장부처럼 운영하는 '장군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내 치과는 선비보다는 약간 야망 있는(?) 사람이 꾸려가야 할 규모이다.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고정비를 줄여갈지, 아니면 장군의 대범한 마인드를 기를 것인지 고민이다.

오랜 고민 끝에 현재 나의 마음은 장군의 마음을 장착하는 것으로 기울고 있다.


지금 치과계는 침몰하고 있고 나의 치과는 그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유는 명백하다.

전국에 치과가 너무 많기 때문. 다구리에 장사 없다고. 

다수의 치과가 다닥다닥 붙어서 서로를 날마다 패는데 누가 버티랴.

잘 나가는 CEO와 사장님들이 경쟁이 심할 때는 그 시장을 떠나라고 하지만,

내 청춘을 바친 나의 치과의사 면허증을 들고 그 어디로 떠나랴.


항상 이번에 처음 개원한 치과처럼 나의 치과를 생각한다.

개원할 때 이렇게 할 걸, 아쉬웠던 부분들을 지금 바로 실행한다.

매일매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면, 

나는 가끔씩 내가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종종 이루었다.

나는 어쩌면... 

너무 어려워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이 문제도 어떻게든 풀어내고 말 것이다.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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