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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 Sep 03. 2024

페이 vs 개원의

페이*냐 개원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예전에는 '페이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페이보다는 개원의가 좋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제는 꼭 그렇지 않다. 치과가 너무너무~ 기가 막히게 많아져서 이다.


* 페이: 월급 의사


페이의 장점은 진료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가볍다는 것이다.

우선 매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직원이 안 구해질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기계가 고장 나도 내가 뭐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깐...

주 6일 치과에 매여 있을 필요도 없고,

주 1일부터 주 5일까지 내가 원하는 근무 조건에 맞는 치과에 찾아들어가면 된다.

그러다가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쉬고 싶으면 퇴사를 하면 된다.

와... 조타 조아...


그러나 페이도 단점이 있다.

페이의 월급은 그 치과의 매출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진료를 많이 봐야 한다.

소처럼 일해야 된다.

페이는 기본적으로 바쁘고 몸이 힘들다.

혹시 그 치과의 환자가 줄어들어 페이가 몸이 편하게 된다면?

조만간 잘릴 확률이 높다. 은근 고용 불안정이 있다.

만약 페이와 직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면, 대부분의 대표원장들은 직원 편을 든다.

페이가 더러워서 나가야 되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이 페이 말은 잘 안 듣는다.

아니, 그냥 같은 직원인 줄 알고 어떤 실장은 페이에게 명령도 한다.

"이렇게 진료하세욧~!"


여차여차해서 개원을 하게 된다면,

우선 자유롭다.

치과에서 쓰는 재료며 진료 시스템을 내 입맛에 맞게 구축할 수 있다.

직원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면 내보내면 된다.

그리고 같은 돈을 번다고 했을 때 개원의의 로드가 페이보다 훨씬 낮다.

즉, 개원의가 페이처럼 소가 되어 일한다면 돈을 꽤 벌 수 있다.


개원의의 단점은 셀 수 없이 많다.

가만히 있어도 인건비며 월세가 나가기 때문에 숨 쉴 때마다 매출 걱정해야 된다.

직원이 나가면 새로 구해야 된다.

기계나 인테리어 등이 고장 나면 고쳐야 한다.

주 6일 치과에 매여있는 경우가 많아 쉬는 날이 별로 없다.

그러나!!

개원의 대부분의 문제점들은 환자가 많고 매출이 잘 나오면 다~ 해결이 된다.


치과 대학 졸업 후 바로 개원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페이 시절을 좀 거치다가 개원을 한다.

또 반대로 개원을 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만두고 다시 페이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페이는 나이가 많을수록 페이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진다.

대표원장님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페이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치과의사는 언제까지나 페이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번 개원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개원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치과가 너무 많기 때문에 환자분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원의 스트레스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내가 페이보다 돈을 못 벌 때 폐업한다고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소위 이혼보다 힘들다는 것이 폐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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