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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이용후기 3 (완)

by 라디오

나는 주변 치과의사분들께 조언을 구했고,

대부분 치과 보험으로 해결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환자분측에서도 치과에 있는 보험을 이용하여 보상 처리를 해주기를 바랐다.

수술비는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위자료 당연히 바랐고,

병원 입원한 김에 다른 장기에도 이상이 있는지 받았던 검사비,

가족들 병문안 다녀왔던 교통비,

할아버지 퇴원 후 몸보신 하실 약값까지 달라고 했다.


"우리가 이 일로 한몫 잡으려는 건 아니에요."


아 근데, 왜 이리 한몫 잡으려는 소리 같지?

물론 죄송한 마음이고 한데, 순간 나도 모르게 열이 뻗쳤다.

일단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씀드리며 가족들을 돌려보냈고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이게 나만의 잘못인가?

내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 건가?


할아버지께서 할아버지가 아니라 젊은 사람이었다면 안 삼키셨을 텐데.

삼키셨더라도 연로하지 않았다면 분명 대변으로 나왔을 텐데.

아 내가 삼키라고 했냐고.

내가 뭘 잘못해 가지고 삼키신 거냐고.

인간적으로 화도 났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만큼 그 할아버지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 마음이셨겠지.

나는 고민을 오래 하는 편이 아니다.

이건 잘잘못을 떠나 운이 없었던 거다.

나도 그리고 그 할아버지도.


나는 현대 해상에 전화를 걸었다.

다운로드.jfif 안녕? 이런 일 처음이지?


그 후에 전해 들은 얘기로는 아주 그냥 싹싹 있는 거 없는 거 모두 보상받으셨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봤을 때, 입안의 틀니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나한테 화를 막 내시는데도 틀니가 입안에 잘 붙어 있었다.

오. 나는 그걸로 만족했다.

왜냐하면 나는,

치과의사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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